투자 없이 세계 1위 알람 앱을 만든 딜라이트룸 신재명 대표: '업의 본질'을 바꾸는 던전과 세 개의 플라이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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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EO 태용 님이 진행하는 '바이브토크' 두 번째 에피소드에는 3년 전 EO에 출연했던 딜라이트룸의 신재명 대표가 다시 나왔습니다. 진행자는 딜라이트룸을 연 매출 460억 원, 영업이익 200억 원을 내면서도 외부 투자를 한 번도 받지 않은 회사로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이 숫자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10년 넘게 꾸준히 성장해 온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대학생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알람 앱 '알라미'는 광고 수익화 플랫폼 '다로(Daro)'를 거쳐 M&A 사업부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대담은 이 확장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신 대표가 왜 매출 자체를 목표로 삼지 않게 되었는지를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12 분 분량

매출 목표가 끝없는 쳇바퀴처럼 느껴졌던 경험

신 대표가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돈에 대한 목표가 어떻게 무너졌는가였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 시절 처음 목표는 월세 정도인 월 30만 원을 버는 것이었습니다. 30만 원을 벌자 한 달쯤 행복했고, 곧 월 100만 원만 벌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00만 원을 달성하자 500만 원이 새 목표가 됐습니다. 그는 월 500만 원을 벌면 더는 욕심 없이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겠다고 스스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500만 원을 벌자 두어 달 뒤에는 월 1,000만 원, 그다음에는 월 2,000만 원을 원하게 됐습니다.

이런 일이 2년쯤 반복되자 그는 이대로라면 한 달에 1조 원을 벌어도 몇 달 뒤에는 2조 원을 벌 궁리를 할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다람쥐 쳇바퀴처럼 평생 달성하지 못할 목표를 향해 힘들게 달리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출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월 1,000만 원을 어떻게든 채우는 데만 집중하면 제품에 대한 몰입도가 오히려 떨어진다는 점도 그때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신 대표는 한 번에 크게 성공하지 않고 차근차근 성장한 것을 자신의 가장 큰 운으로 꼽았습니다. 단계마다 목표를 세우고 이루는 과정을 여러 번 겪었기 때문에, "로또에 당첨된 것처럼 살라"는 말을 실제 감각으로 이해하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경제적 자유는 욕심만 내지 않으면 이미 충분히 이룬 상태였으므로, 그 뒤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업은 게임이고, 알람은 깨고 싶은 던전

그가 찾은 답은 사업이 게임과 비슷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게임에서 레벨 10이 됐다고 게임을 그만두지는 않습니다. 매출은 레벨을 나타내는 지표일 수 있지만, 레벨이 높다고 게임이 재미있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파티원을 만나고 좋은 아이템을 얻는 과정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비유입니다.

초기에 주변에서는 알라미로 번 돈으로 O2O나 크립토처럼 유행하는 분야에 빨리 뛰어들라는 조언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신 대표는 알람을 계속 붙잡았습니다. 그는 알람을 약 30억 명이 쓰는, 모든 기기에 기본으로 깔린 앱으로 봅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본 앱들은 대부분 대체되어 왔습니다. 메신저는 카카오톡과 왓츠앱으로, 노트 앱은 클라우드 시대에 에버노트와 노션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알람 앱만은 변하지 않았고, 여전히 '시간'이라는 하나의 축으로만 정의되어 있다는 것이 그의 관찰입니다.

반면 신 대표가 원한 알람 앱은 잘 자고 잘 일어나게 해 주는 앱이었습니다. 그래서 알람은 시간 축이 아니라 행동 축으로 정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 업의 본질을 바꾸는 일을 "깨고 싶은 던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지금은 문자 한 통에 10원을 내라고 하면 이상하게 여기듯 기대치가 달라졌습니다. 그는 알람도 마찬가지로, 기본 알람만으로 잘 자고 잘 일어나 하루를 성공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해지는 방향으로 기술과 함께 바뀔 것이라고 봅니다. 그것을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것이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 목표를 숫자로도 풀어 설명했습니다. 30억 명의 기본 알람 사용자를 모두 대체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알람은 매우 보편적인 니즈이고 뭉툭한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중 잘 자고 잘 일어나고 싶은 사람이 최소 10~20%는 될 것이고, 그 사람들은 데려올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만 해도 3억~6억 명입니다. 현재 알라미의 DAU는 350만으로, 서드파티 알람 앱 가운데 트래픽과 수익이 가장 큰 세계 1위입니다. 그래도 3억 명을 기준으로 보면 아직 1%도 차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부 분위기는 "이제 시작"이라고 합니다. DAU 1,000만, 1억, 2억으로 가려면 마케팅비를 포함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전체 사용자의 95%를 차지하는 무료 사용자를 광고로 수익화하는 일이 핵심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1단계와 2단계: 혼자 만든 60개국 1위 앱, 그리고 팀 구성

신 대표는 딜라이트룸의 역사를 네 단계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알람 앱은 2012년에 만들었고 법인은 2013년에 세웠습니다. 학업을 병행했기 때문에 약 3년 동안은 팀 없이 혼자 운영했습니다. 한 번의 퀀텀 점프나 극적인 변곡점은 없었다고 합니다. 꾸준히 성장한 결과, 졸업할 무렵 알라미는 이미 약 60개국에서 1위를 하는 알람 앱이 되어 있었습니다. 여기까지가 1단계입니다.

졸업을 앞두고 그는 약 6개월 동안 진로를 고민했습니다. 영업이익이 충분하고 투자자도 없으니 디지털 노마드로 여행하며 살 수도 있었습니다. 다른 선택지는 팀을 꾸려 많은 사람의 깊은 문제를 풀기 위해 베팅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여행하려고 태어난 사람은 아니라고 결론 내리고, 서울로 올라와 3명 정도로 팀을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2단계입니다.

이후 4~5년 동안 알람에 집중하면서 영업이익이 쌓였습니다. 알람을 시간 알림 도구가 아니라 잘 자고 잘 일어나게 돕는 행동 변화 도구로 다시 정의하자, 수면 자체도 중요하다는 점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슬립테크, 웰니스, 성공적인 아침 같은 영역을 잘하는 팀을 레버리지하기 위해 '3분의 1', '마인딩' 등 여러 회사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3단계: 바퀴를 직접 만들기로 한 결정, 다로의 탄생

3단계는 2022년 무렵부터라고 신 대표는 봅니다. 투자한 회사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조언을 하고 알라미의 플레이북을 공유하다 보니, 대부분이 광고 수익화를 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딜라이트룸은 첫날부터 광고 수익화를 했고, 자사용 광고 플랫폼을 직접 만들어 노하우를 쌓아 왔습니다. 이 플랫폼을 주변 포트폴리오사와 지인들에게 무료로 열어 주고 컨설팅을 해 주자 광고 매출이 두세 배씩 오르는 사례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몇 번 알려주는 데서 그치지 말고 아예 제품으로 만들어 사업을 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2022년 당시만 해도 딜라이트룸은 자기 제품에 집중하고 싶었고, B2B 애드테크 회사가 되고 싶지 않아서 거절하고 도움만 줬습니다. 그런데 인수하고 투자하는 회사가 늘어나면서 이들이 쉽게 쓸 수 있도록 플랫폼을 잘 포장해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점점 B2B SaaS 같은 형태가 되었다고 합니다.

전환점은 외부 고객이 쌓아 준 데이터였습니다. 알라미는 하루에 10번씩 쓰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그런데 하루 10~20번씩 쓰이는 앱들의 데이터가 쌓이자 알라미의 광고 수익도 함께 올랐습니다. 여기서 광고 플랫폼을 사업으로 키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알라미 수익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무료 사용자 95%를 수익화해야 DAU 2억~3억으로 갈 수 있고, 그 핵심이 광고 플랫폼이라면 직접 깊게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이었습니다. 신 대표는 이 결정을 자동차에 비유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바퀴를 가져다 쓰다가, 속도를 더 내려면 바퀴를 직접 만들어야 할 때가 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4단계: 투자 대신 인수, 딜라이트허브

다로를 파일럿으로 운영하면서 하나의 가설이 생겼습니다. 트래픽은 많지만 수익화를 못 하는 서비스라면 업사이드가 클 것이라는 가설입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광고 수익이 핵심 역량인 앱테크 서비스 등에 투자했습니다. 다로를 연동한 뒤 1년 동안 지켜보니 광고 수익만 오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LTV가 올라가면서 ROAS가 좋아졌고, 그 덕분에 마케팅을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1년 만에 매출이 10배, 20배 뛴 회사들이 나왔다고 신 대표는 전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나자 이렇게 오를 것을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면 투자가 아니라 인수를 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인수를 시작했습니다. 비트윈을 비롯한 여러 서비스를 인수하면서 미리 해 본 프로젝션대로 실제로 성장하는지, 가치를 더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를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자신감을 얻은 결과가 M&A 사업부 '딜라이트허브'입니다. 이 부서는 외부에 잘 알리지 않았던 세 번째 신사업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광고 수익화란 무엇인가: 건물주의 옥외 간판 비유

진행자는 비트바이트(플레이키보드, 돈이되지)의 안서형 대표가 초기에 광고 수익화에 소극적이었던 것을 아쉬워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광고 수익화를 쉽게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신 대표는 먼저 광고에 두 가지 방향이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광고주로서 돈을 쓰는 광고와, 앱 개발사로서 돈을 버는 광고입니다. 다로가 다루는 것은 후자입니다.

그는 앱 개발사를 옥외 간판을 가진 건물주에 비유했습니다. 트래픽이 많아지면 그 지면을 팔고 싶어지는데, 이것이 광고 수익화입니다. 그렇다고 나이키에 찾아가 "100만 뷰 나오는 지면을 100만 원에 사겠느냐"고 계약을 따고, 다시 룰루레몬에 가서 또 계약을 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구글 애드몹이나 메타의 오디언스 네트워크 같은 플랫폼이 이 일을 대신합니다. 개발사가 이들을 연동하면 플랫폼이 뒤에서 광고주와 연결해 광고를 노출합니다.

하지만 한 플랫폼이 세상의 모든 광고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애드몹에서 나이키 광고는 잘 나오는데, 요즘 단가가 좋다는 아디다스 광고는 애드몹에 없을 수 있습니다. 어떤 광고와 어떤 나라의 어떤 플랫폼이 유리한지는 시시각각 바뀝니다. 신 대표는 이것을 더 효율적으로 제어하려고 내부 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것이 다로의 시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더 깊이 들어가면, 전 세계의 수많은 광고 플랫폼이 주식 거래처럼 실시간으로 입찰하고 있습니다. 어떤 전략으로 비딩하는지, 어떤 디맨드를 연동하는지에 따라 광고 단가가 크게 달라집니다. 경매에서 10명보다 100명에게 입찰을 받는 쪽이 유리한 가격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 입찰자만이 아니라 미국 입찰자까지 참여시키면 더 높은 가격이 나올 가능성도 커집니다. 이런 비딩 전략을 실행하며 디맨드 플랫폼을 하나씩 연동해 온 결과가 다로라는 설명입니다.

다로가 잘 작동하는 이유: '티처 커스터머'와 개밥 먹기

다로가 왜 세계 시장에서 통하느냐는 질문에, 신 대표는 알람 때 받던 질문과 같다고 답했습니다. 알람도 베끼기 쉽고 이미 경쟁 앱이 넘쳤지만, 제품을 계속 개선하는 문화가 1위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제품 DNA를 기본으로 깔고, 그는 다로만의 차이를 몇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첫째, 딜라이트룸은 원래 이걸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바퀴를 가져다 쓰고 싶었기 때문에 애드몹과 메타 플랫폼을 누구보다 열심히 썼습니다. 빅테크 본사의 PM들이 다음 버전 API를 만들 때 딜라이트룸을 인터뷰할 정도의 '티처 커스터머'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기업이 모든 고객의 뾰족한 필요를 다 해결해 줄 수는 없습니다. 게임이 아닌 B2C 비게임 앱으로서 "이렇게 하면 효율이 훨씬 좋아지는데 왜 안 해 줄까" 싶은 부분이 있었고, 빅테크 안에서도 아는 사람은 있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렸습니다. 그래서 알라미에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고, 이것이 10년간 쌓이며 노하우가 됐다는 것입니다. 신 대표는 이게 사업이 될 줄 알았다면 오히려 못 했을 것 같다고도 말했습니다.

둘째, 이 방식은 따라 하기 어렵습니다. 기술도 문제지만, 테스트하려면 글로벌 트래픽이 필요합니다. 신 대표에 따르면 애드테크 회사는 플랫폼은 있어도 직접 실험할 수 있는 글로벌 트래픽을 가진 경우가 드뭅니다. 트래픽이 있더라도 부서가 다르면 "왜 우리 서비스에서 테스트하느냐, 손해 보면 어떡하느냐"는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딜라이트룸은 다로를 알라미와 같은 법인 안에 두었습니다. 다로의 실험은 곧바로 알라미에 적용됩니다.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확률적으로는 이기고 지면서 결국 우상향한다는 믿음으로, 알라미의 수익을 담보 삼아 실시간으로 실험합니다. 대기업이 고객사를 상대로 이런 실험을 하면 문제가 되고, 스타트업은 그만한 트래픽이 없습니다. 신 대표는 결과적으로 보면 이 지점이 딜라이트룸의 스위트 스팟이었다고 해석했습니다.

회사 안의 창과 방패

개밥 먹기의 또 다른 장점으로 신 대표는 "다로가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들었습니다. 실제로 알라미에서 다로 대신 다른 플랫폼을 테스트한 적도 꽤 있다고 합니다. 그가 밝힌 바로는 알라미의 광고 수익이 이미 300억 원을 넘기 때문에, 수익이 5%만 올라도 영업이익이 10억 원 늘어납니다. 그래서 다로보다 1%라도 더 나은 플랫폼이 있다면 알라미 입장에서는 테스트해야 합니다. 실제로 더 효율이 좋은 플랫폼이 나오면 다로가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그걸 따라잡지 못하면 알라미가 다로를 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알라미의 역할은 전 세계에서 잘 작동하는 광고 플랫폼을 계속 찾는 것이고, 다로의 역할은 그것을 계속 이기는 것입니다. 신 대표는 이 구조가 자연스럽게 개선 플라이휠을 돌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는 이를 두고 회사 안에 창과 방패 팀이 따로 있는 셈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세 사업부가 함께 도는 그림

앞으로의 그림에 대해 신 대표는 알라미도, 다로도 시장이 커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잘 풀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들어갔다고 말했습니다. M&A도 마찬가지로, 다로로 가치를 더하고 수익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는 세 사업이 서로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면 한 회사 안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딜라이트허브는 알라미와 다로의 플레이북 덕분에 인수 대상의 수익화와 프로젝션을 쉽게 하고, 인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반대 방향의 효과도 있습니다. 인수 검토를 위해 수십 개의 B2C 글로벌 앱을 실사했는데, 그중에는 구독 매출로만 연 700억 원을 버는 단일 앱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데이터를 들여다보며 다른 섹터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돈을 벌고 마케팅한다는 것을 빠르게 배우게 됐고, 그 노하우가 다로에 적용되기도 하고 알라미의 성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세 개의 플라이휠이 함께 돌며 노하우가 서로 오가게 하는 것이 그가 그리는 큰 그림입니다.

단기 목표: 구성원에게 '위닝 로고'를

기업가로서 어디까지 가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르겠고 아직 흐릿하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예전엔 알람 앱이 이랬대"라는 말이 나올 만큼 업의 본질을 바꿔 보는 경험을 하고 싶다는 방향성은 있다고 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구성원들에게 좋은 '위닝 로고'를 만들어 주는 것이 회사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구성원들은 이 회사에 인생의 일부를 투자한 것이니, 2~3년을 머무는 동안 성장하고 이곳에 있었다는 사실이 멋진 이력이 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투자 없이 50명 정도 규모로 이 정도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는 흔치 않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영업이익이 500억~1,000억 원까지 간다면 주변 회사들과 비교해 외부에서도 유니콘 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3년 뒤, 5년 뒤는 모르겠지만 1~2년 안에 "투자 없이 50명 규모로 글로벌하게 해서 유니콘 가치를 만든 회사에서 일당백을 했다"는 위닝 로고를 구성원들에게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자신도 구성원이기에 스스로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입니다. 진행자가 '부트스트랩 유니콘'이라고 정리하며 1년 안에 할 것 같다고 하자, 신 대표는 그랬으면 좋겠다고 답했습니다.

투자 없이 높은 영업이익을 유지한 배경

10년간 투자 없이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한 것이 의도된 전략이었느냐는 질문에, 신 대표는 명확한 철학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다만 제품으로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만큼은 분명했습니다. 그가 정의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그 가치에 합당한 대가를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품이 사람들의 문제를 얼마나 잘 푸는지에 집중했고, 그것이 영업이익의 기본 토대가 됐다고 봅니다. 가치를 주지 못하면 잠깐 돈을 가져올 수는 있어도 꾸준히 가져올 수는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두 번째 요인은 알람이라는 제품의 성격입니다. 요즘 AI가 떠들썩한 것과 달리, 알람은 너무 뻔하고 매일 쓰는 제품이라 하이프와는 거리가 먼 산업이었습니다. 신 대표는 오히려 그 덕분에 주의를 빼앗기지 않고 집중할 수 있었고, 그것이 자신에게 운 좋은 환경이었다고 돌아봤습니다.

문화 원칙: Make Things People Love, Drill Deep to Find the Core

딜라이트룸에는 9가지 문화 원칙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Make Things People Love'입니다. 사람들이 사랑하고 매일 쓰는 제품을 잘 만드는 것이 목표이고, 조직 구조든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든 비즈니스 모델이든 모든 의사결정이 이 원칙에 맞춰진다고 합니다. 알람 앱으로 10년을 버틴 것도 사람들이 사랑하는 제품을 만들려다 보니 온 결과라고 했습니다. 다로 역시 딜라이트룸 자신이 고객이었기에, 앱 개발사들에게 정말 필요한 제품을 만들다 보니 사업이 됐다는 설명입니다.

외부에서 합류한 사람들이 가장 신선하면서도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것은 두 번째 원칙인 'Drill Deep to Find the Core'라고 합니다. 문제를 깊게 정의하라는 원칙입니다. 알람도 그냥 재미있는 기능을 만들 수 있지만, 딜라이트룸은 사람들이 왜 알람을 쓰는지, 왜 알람은 시간 축으로만 정의되어 있는지까지 파고듭니다. 신 대표는 이렇게 본질까지 깊이 고민하는 태도가 조직 문화와 의사결정 전반에 녹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애플워치를 지원하지 않은 이유와 '뭘 안 할 것인가'

진행자는 안서형 대표가 과거 멘토링에서 "알라미는 왜 애플워치를 지원하지 않느냐"고 물었던 일화를 꺼냈습니다. 신 대표의 답은 애플워치로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줄 것인지가 핵심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애플워치를 주로 시간을 보는 도구로 쓰는데, 알라미가 다른 앱과 비슷하게 시간을 알려주는 경험만 준다면 굳이 제공할 필요가 없다고 봤습니다. 반대로 애플워치의 어떤 기능을 통해 더 잘 자고 잘 일어나게 할 수 있다면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알라미만이 더 잘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해 우선순위가 낮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는 애플워치 지원 요청이 5,000건 이상 들어왔을 수도 있다며,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어떻게 정하는지 물었습니다. 신 대표는 무엇을 하는지보다 무엇을 안 하는지가 더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기준은 제품이 어떤 목적으로, 어떤 타깃을 위해 존재하는지가 잘 정의되어 있는지입니다. 그리고 이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요청 하나만 떼어 보면 대부분 해결할 만한 일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여러 백로그와 기회를 함께 놓고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애플워치의 시간 알림 기능을 원하는 사람이 많더라도, 알람이 울릴 때의 알람음이나 미션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데 더 중요하지 않은지 계속 묻는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더 중요한 과제가 계속 위로 올라와서 아래쪽 항목까지 갈 시간이 없고, 그 결과 제품이 점점 더 뾰족해진다는 설명입니다.

그가 경계하는 것은 앱이 커지면서 인접 사용자로 확장되는 흐름입니다. 인접 사용자로 확장한다는 것은 뭉툭한 사용자까지 만족시키려는 욕구가 생긴다는 뜻이라고 봅니다. 뾰족한 앱이 기존 앱을 이기고 1등이 되면, 다시 뚱뚱하고 무거워져서 사람들이 새 앱을 찾아 떠나는 사이클이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그 사이클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사용자에게 필요한 문제를 뾰족하게 갈고닦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성장이 문제를 해결한다: 안서형 대표의 사례와 축구 비유

진행자는 안서형 대표가 청소년 시절 창업해 1년 반 안에 입대해야 하는 상황을 걱정할 때, 신 대표가 "매출 100억을 찍으면 알아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물었습니다. 신 대표는 병역을 면제해 준다는 뜻이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안 대표는 조직과 제품에 관한 고민을 많이 가져왔는데, 신 대표 눈에는 회사가 성장하면 잊힐 사소한 문제로 보였다고 합니다. 입대 시기를 고민하는 스트레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성장하는 재미가 있으면 다른 문제는 자연스럽게 결정하게 된다는 의미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신 대표가 옆에서 지켜본 경과는 이랬습니다. 플레이키보드 시절 성장이 둔화된 채 몇 년을 보냈는데, '돈이되지'를 하면서 매출이 매달 2배씩 성장했고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그러자 예전의 고민을 하나도 가져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요즘 어떠냐고 묻자 너무 재미있어서 그런 문제는 신경도 안 쓰인다고 답했고, 입대 문제도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 계획을 세워 두었다고 전했습니다. 신 대표는 성장하지 못하면 아무리 성숙한 조직이라도 "이건 누구 때문이냐"는 식의 탓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를 축구 훈련에 비유했습니다. 재미없는 패스와 트래핑 훈련을 버티게 하는 보상은 시합에 나가 골을 넣고 이기는 경험입니다. 훈련이 아무리 적어도 매번 지기만 하면 훈련 자체가 싫어집니다. 반대로 이기고 더 좋은 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마음이 있으면 하지 말라고 해도 더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자신도 구성원으로서 성장할 때 가장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보상이 느는 것도 있지만, 성장할 때 얻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K리그보다 EPL에서 더 좋은 선수들과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듯이 말입니다. 연봉을 더 준다고 선수들이 K리그로 돌아갈 것 같지는 않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감독의 역할은 선수들이 이기게 만드는 것이고, 이기면 힘들었던 훈련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는 성장이 지나쳐 극단으로 흘러서는 안 되고, 질 때나 성과가 안 날 때도 있으니 버틸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이 있으면 좋겠다는 단서도 달았습니다.

투자와 인수에서 보는 것: 결이 맞는 사람, 끈질긴 사람

진행자는 초기에는 웰니스 분야에 투자하다가, 최근에는 사용자가 사랑하면서 수익화 여지가 큰 서비스를 인수 검토하는 쪽으로 바뀐 것 같다고 짚었습니다. 또 비트바이트, 마이루틴, 3분의 1 등의 창업자들에게 선한 창업가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했습니다. 신 대표는 기준이 시간이 지나며 많이 바뀌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딜라이트룸은 투자회사가 아니므로 모든 투자는 전략적 투자(SI)이고, 사업 시너지를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습니다.

그 외에 그는 투자 대상을 직원을 뽑는 것과 똑같이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첫째 기준은 함께 있는 것이 불행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고 대화가 스트레스라면 자신도 상대도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봅니다. 결이 맞고, 좋은 피드백과 나쁜 피드백을 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를 원한다는 것입니다. 진행자가 말한 '선한 창업가'라는 특징은 여기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둘째 기준은 어떤 한 부분에서 자신보다 깊게 고민하고 끝까지 끈질기게 할 것 같은 사람입니다. 신 대표 자신도 알람을 이렇게 오래 할 줄 몰랐지만, 한 가지를 5년, 10년 하려면 수많은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하는 사람들 곁에서 간접적으로 배우고 싶고, 같은 경험을 했기에 도움도 많이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도움을 줄 수 있으면서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사람을 본다는 것이 그의 답이었습니다.

'게임 모드'가 바꾼 의사결정: 장기적 판단

마지막 질문은 돈을 목표로 할 때와 게임처럼 던전을 깨듯 경영할 때 사고와 행동이 어떻게 다른지였습니다. 신 대표는 확실히 다르다며, 게임 모드에서는 더 장기적인 플레이를 하게 된다고 답했습니다. 그 예로 든 것은 광고 제거 결정입니다. 알라미는 광고가 UX를 지나치게 해친다고 판단하면 광고를 빼는 결정을 종종 내립니다. 이때 해당 팀이 반발하기도 합니다. 리텐션이 떨어지지 않는데 왜 굳이 그래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래도 정성적이지만 장기적으로 옳다고 보는 결정을 더 많이 내리게 된다고 했습니다. 이는 제품뿐 아니라 조직에 관한 결정에도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는 월 1,000만 원을 빨리 2,000만 원으로, 1억 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단기 스프린트를 달리게 해 주는 힘은 있었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동기만으로 이렇게 5년씩 이어 올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진행자가 사업을 더 멀리, 본질적으로 보게 해 준다는 뜻이냐고 정리하자, 신 대표는 본질을 보고 장기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고 답하며 대담을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