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은 연차가 아니라 선택에서 나온다: 한기용이 말하는 리더십 연습과 AI 시대의 커리어
EO Korea『리더십 연습』의 저자 한기용은 한국과 미국에서 30년 가까이 엔지니어이자 리더로 일했다. 이오서재의 김지윤 에디터와 나눈 이번 대화의 중심 질문은 두 가지다. 리더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 혹은 연차가 차서 떠밀리듯 리더가 된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AI가 조직과 커리어를 흔드는 지금 무엇이 여전히 유효한가. 그의 답은 일관된다. 연차가 쌓이면 리더든 아니든 영향력을 만들어야 한다. 안전한 선택은 없으니 기회가 오면 저질러 보되 기대 수준은 낮추고 오래 버텨야 한다. 그리고 혼자 고민하지 말아야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하는 세 가지 일, 그리고 이번 한국 방문
한기용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살며 세 가지 일을 한다고 스스로 요약했다.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일은 산호세 주립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고, 나머지는 스타트업 자문과 개인 커리어 코칭이다.
대화 시점에 그는 한국에 들어온 지 3주째였다. IT 기업 강연을 많이 했지만, 이번에는 지방을 많이 다녔다는 점이 달랐다고 한다. 대구와 부산에서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학부모들에게 한 말을 묻자 그는 웃으며 "애들 내버려 둬라"였다고 답했다. 안전함이 존재하는 세상이 아니니 아이가 자기 꿈을 찾아가게 두는 것이 지금 같은 시대에도 맞다는 것이다. 학생에게 아무리 이야기해도 학부모가 바뀌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부산에서는 수산물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이들이야말로 도메인을 확실히 잡고 있는 사람들이고, 이런 사람들이 AI를 쓰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겠다고 느꼈다. 그래서 다음 방문 때는 지방에서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 보겠다고 했다. 이 이야기는 대화 후반의 AI 논의로 다시 이어진다.
"전문성이 중요하지 않나?"라는 반론과 학생들이 보여 주는 현실
김지윤 에디터는 전작 『실패는 나침반이다』에서 반복 강조된 메시지, 즉 안전지대는 없고 계속 변해야 한다는 주장을 떠올렸다. 그 책은 AI 이전인 2년 전에 나왔지만, AI 등장 이후 이 메시지를 더 강조할 만해졌다는 것이다. 한기용에 따르면 강연 현장에서는 여전히 반론이 많았다. 전문성이 중요하지 않은가, 좋은 대학에 가야 하지 않는가 하는 의견이다.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친한 이들이라 동의하는 쪽이 많았다고 웃으며 덧붙였지만, 안전함과 전문성에 대한 믿음을 떨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그가 이 생각을 몸으로 느끼는 곳은 강의실이다. 학생들을 보면 취업이 잘 안 된다. 그런데도 취업하는 학생에게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학점이 높다고 취업되는 것은 절대 아니고, 기술을 하나 더 익혀 이력서에 한 줄 더 적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바깥으로 많이 나가는 학생, 무언가를 만들어 보는 학생, 인간관계에 투자하는 학생이 취업을 더 잘한다는 것이 그의 관찰이다.
그는 이력서를 100개쯤 내고 취업될 거라 생각하면 착각이고, 천 개 단위로 내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멘탈이 강한 학생이 잘된다. 이것을 확률 싸움으로 봐야 하는데, 가고 싶은 곳에 20개쯤 내고 안 된다며 포기하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그는 이런 세상의 변화를 학생들에게서 배운다고 했다. 은퇴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보는 세상과 지금 젊은 세대가 몸으로 겪는 세상은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공부를 열심히 해 좋은 대학에 가고 큰 직장에 가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겠느냐고 그는 묻는다. 큰 직장이 모든 젊은이를 채용할 수도 없다. 한국에만 살았다면 이런 점이 덜 보였을 텐데, 미국에서 다양한 인종이 각자의 방향과 속도로 움직이는 것을 보다가 한국 사람들과 이야기하면 차이가 보이기 시작한다고 했다.
승진하기 싫다는 사람에게: "저질러 보고 후회해라"
김지윤 에디터는 30대 중반인 자기 주변에 승진하고 싶지 않다는 친구가 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승진하면 일과 책임만 늘고 돈이 크게 늘지도 않는다는 이유다. 『리더십 연습』을 낸 편집자로서 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했다.
한기용은 마침 그날 오전에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과 대화하고 왔다며, 자신의 답은 "저질러 보고 후회해라"였다고 했다. 스스로 리더가 되겠다고 나서서 리더가 될 수도 있지만, 매니저나 상사의 상사가 한번 해 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면 그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본인은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고 자기 검열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조직에서 그런 제안이 왔다면 분명히 무언가를 봤다는 뜻이라고 그는 말했다.
물론 처음에는 헤맬 것이다. 그래서 그는 6개월이나 1년 하고 그만둘 생각이 아니라면 긴 호흡으로 보라고 권했다. 처음에는 못 할 거라고 믿고, 내 판단보다 제안한 사람들의 판단을 믿고 저질러 보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관점이 달라지고, 설령 성공하지 못해도 나중에 다른 일을 할 때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국은 다르다"는 반응에 대한 답: 더하기에서 곱하기와 빼기로
에디터는 한기용의 영상에 늘 달리는 댓글을 짚었다. "한국은 다르다"는 반응이다. 한국에서는 연차가 쌓이면 리더가 되어야 하는 구조라 오히려 더 주저하게 된다. 또 연차로 리더가 된 사람들에게 나쁜 경험을 해 본 이들은 그의 이야기에 반감을 갖기도 한다.
한기용은 레벨이 오르고 연차가 쌓이면 반드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영향력이라고 답했다. 영향력을 갖는 가장 좋은 방법은 리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리더를 하기 싫어 개인으로 계속 일하더라도 영향력은 만들어야 한다. 그가 말하는 영향력은 개인기로 일을 조금씩 더 해내는 것이 아니다. 내가 어떤 일을 해서 주변의 성과가 함께 오르게 하거나, 때로는 "이런 일은 하지 맙시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더하기 모드에서 곱하기와 빼기 모드로 바뀌어야 하며, 개인으로 남든 리더가 되든 연차가 쌓이면 꼭 생각해야 할 지점이라고 했다. 그는 아주 큰 회사에서는 이런 것이 잘 보이지 않을 것이고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부분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환경의 영향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라서 가능한 것 아니냐"는 댓글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세상이 계속 지금처럼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더 유연하게 일하는 형태, 조직 구조가 작아지는 형태로 바뀔 것이며, 그렇다면 지금부터 리더 역할을 해 보는 게 낫다는 것이다. 또 환경이 바뀌지 않으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하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가는 노력이 더 건강하다고 말했다.
첫 해고에서 배운 것: 리더십의 본질은 기대 관리
한기용은 돌이켜 보면 자신이 리더로서 성장한 순간은 늘 아픔이 있을 때였다고 했다. 첫 번째 장면은 야후에서 처음으로 누군가를 해고해 본 경험이다. 당시에는 굉장히 힘들었지만, 그 경험으로 앞단에서 불편한 대화를 할수록 모든 것이 편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평소에 피드백을 주면 바뀔 사람은 바뀌고, 바뀌지 않는 사람은 헤어질 때 덜 놀란다.
그래서 그는 리더십의 본질을 기대 관리라고 본다. 불편하다고 미루고 미루다 보면 기대의 간극이 점점 커지고, 나중에 기대가 어긋났을 때 굉장히 감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앞단의 불편함을 견디고 호기심을 가지고 자기 생각을 빨리 말하는 것은 인간의 성향과 반대로 가는 일이다. 그래서 시행착오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편해진다는 것을 야후 시절에 느꼈다고 했다.
유데미의 고속 성장이 가르쳐 준 '의사소통 비용'
두 번째 장면은 유데미다. 한기용은 유데미가 20~30명 규모일 때 컨설팅으로 합류했고, 떠날 때는 500~600명이었다. 그사이 들어왔다 나간 사람까지 합치면 800~1,000명 정도였을 것이라고 한다.
그는 고속 성장이 늘 우상향만 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확 성장하면 확 내려가기도 한다. 올라갈 때는 잔칫집이니 다들 친절하다. 그러다 성장이 멈추고 대부분 뒷걸음질 치면, 숨어 있던 부정적인 의견이 모두 앞으로 나온다. 그때부터 의사소통 비용이 올라가고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을 작은 회사가 고속 성장할 때 겪는 성장통으로 이해했다. 또 스타트업에서는 사람이 들락날락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팀이 점점 더 좋은 팀으로 바뀌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인원 변동에 매몰되면 리더 역할을 하기 어렵다.
이 시기에 그는 의사소통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팀을 만드는 법을 많이 고민했고, 사람을 보는 기준이 바뀌었다. 그전에는 기술적 전문성이 뛰어나면 성격이나 태도가 좋지 않아도 어느 정도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유데미에서는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인성과 태도가 갖춰져야 함께 일할 때 시너지가 난다.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방향이 다르면 마이너스가 된다. 그래서 특히 시니어일수록 면접 단계와 일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비전이 맞는지, 쉽게 말해 공동의 목표가 분명한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깨달았다. 그리고 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는 것도.
큰 기대를 가지고 뽑은 사람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경험도 했다. 그는 그 사람들만의 잘못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비전을 명확히 말하지 않고 알아서 잘할 거라 착각한 자신의 잘못도 있었다. 반대로 큰 회사만 다니다가 작은 회사를 약간 깔보며 들어와, 조직의 일원이 아니라 컨설턴트처럼 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가 정리한 성장통의 핵심은 사람이 늘면서 의사소통 비용이 올라가는 것이다. 작은 조직에서는 정말 큰 문제이고, 큰 조직에서도 문제이지만 원래 그렇게 일해 왔기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는 AI 시대에는 이것이 커다란 문제가 된다고 봤다.
대화 후반에 그는 의사소통 비용을 더 명확히 정의했다. 회사가 방향을 바꿀 때 구성원들에게 이를 설명하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이다. 스타트업은 오늘 왼쪽, 내일 오른쪽으로 방향이 자주 바뀌는데, 매번 모든 구성원을 설득하느라 엄청난 시간을 쓰면 속도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강한 리더십도 필요하지만 팔로워십이 없으면 안 된다고 했다. 흔히 말하는 "disagree and commit", 즉 이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헌신하겠다는 사람들이 있어야 속도가 난다. 세상의 변화가 빠른 지금은 이 비용을 줄이는 것이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20대의 자신에게 해 줄 조언: 오래 할 방법, 그리고 서포터
20대로 돌아가 자신에게 한 가지 조언을 한다면 무엇이냐는 흐름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잘하고 싶은 게 있으면 오래 할 방법을 찾고 습관으로 만들라. 예전에는 강한 동기 부여와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 보면 모든 성장에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그 관점에서 중요한 것이 주변에 서포터가 있느냐다. 이 길을 가겠다고 할 때 괜찮다고 말해 주거나 힘들 때 위로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훨씬 편하다. 그는 만나고 나서 힘이 빠진다면 그 사람은 서포터가 아니라고 했다. 특히 표준적인 삶에서 벗어나고 싶은 사람일수록 서포터를 많이 만들어야 하고, 자신도 주변 사람의 서포터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단기 성과를 요구하는 환경에서 장기적으로 보기
에디터는 현실적인 질문을 던졌다. 장기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주변 사람들은 빨리 성장하고, 조직은 1년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한기용은 두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첫째, 그 조직에서 잘하고 싶다면 그 조직이 원하는 인재상이 되어야 한다. 그 인재상이 내 생각과 다를 수 있다. 커리어는 개인기로만 성장하지 않으며, 어느 시점이 지나면 다른 사람과 함께 갈 줄 알아야 한다. 혼자 일하던 모드에서 그룹으로 일하며 영향력을 갖는 모드로 마인드셋이 바뀌어야 하는 지점이 분명히 있다. 무조건 내가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점점 힘들어진다고 그는 말했다.
둘째, 길게 봐야 하며 시간은 많다. 그는 20대에는 서른이 되면, 30대에는 마흔이 되면 세상이 끝날 것처럼 생각하기 쉬운데 이것이 굉장히 한국적인 문화라고 봤다. 그가 든 예는 이렇다. 문과 출신이 서른 무렵 개발자로 전향하면, 한국에서는 대부분 자기 커리어가 망했고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 커리어 초반과 대학 생활까지 통째로 의미 없는 매몰 비용으로 여긴다. 그는 유데미에서 실제로 비전공자를 뽑아 일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친구라면 완전히 반대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7~8년 재미있게 살았고, 이제 새 길을 찾았으니 이걸 하며 또 재미있게 살 것이며, 앞에 또 변화가 있으면 따라가겠다는 식이다. 과거에 매몰되기보다 현재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그는 자신보다 5년 정도 앞서간 사람을 찾으라고 권했다. 그런 사람이 롤 모델이 된다. 미국에서 그에게 큰 도움이 된 것은 같은 동아시아권 출신 리더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들을 보며 실리콘밸리에서 리더를 하려고 꼭 외향적이거나 영어를 엄청나게 잘할 필요는 없고,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롤 모델이 앞에 있느냐 없느냐가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고 했다. 내가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를 알게 모르게 정해 주는 상자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야후에서 만난 네 명의 매니저
좋은 롤 모델이 누구였느냐는 질문에 그는 야후에서 만난 네 명의 매니저를 꼽았다. 모두 아시아계였고 출신은 중국, 홍콩, 베트남, 이란이었다. 첫 번째 매니저에게서는 결정의 명확성을 배웠다. 명확하게 결정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두 번째는 기술적으로 굉장히 뛰어난 사람이었고, 엔지니어로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배웠다. 세 번째는 멘탈이 정말 강한 사람이었다.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아도 웃고 농담하는 모습을 보며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배웠다. 네 번째 매니저와는 짧게 일해 많이 배울 시간은 없었지만, 굉장히 여유 있고 R&D 분야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었다.
이들과 일한 경험은 리더십으로 가야겠다고 결심하는 데 큰 동기가 됐다. 그는 커리어가 발전할수록, 특히 리더 역할을 할수록 "나의 장점은 무엇인가, 나의 상처는 무엇인가"를 많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교사가 되는 리더에 대해 에디터가 그 부정적 에너지의 파급력이 크다고 하자, 그는 그것이 결국 의사소통 비용으로 올라간다고 답했다.
본능을 거스르는 연습은 어떻게 가능한가
불편한 대화를 미루고 안전한 선택을 하고 싶은 유혹을 어떻게 거슬러 왔느냐는 질문에, 그는 앞서 말한 "아파 봐야 한다"로 돌아갔다. 실수하고 실패해 봐야 동기가 생긴다. 순탄하게 가면 그럴 이유도 여유도 없다. 중요한 것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 즉 아파도 회복할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내 삶을 산다고 생각하면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지만, 남의 삶을 산다고 생각하면 시간이 얼마 없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주변에 서포터가 많으면 더 편해진다고 덧붙였다.
창업, 1년의 공백, 그리고 계획하지 않은 커리어 후반기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어떻게 쌓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처음에는 그런 게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고 답했다. 제대로 리더십을 체감한 것은 창업했을 때다. 회사를 다닐 때는 누가 말해도 비전과 미션이 왜 필요한지 몰랐다. 그런데 조직을 이끄는 입장이 되자 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 그것이 비전이고 미션이라는 것을 바로 알게 됐다. 다만 팀이 크지 않았고 창업은 2년 만에 접었다. 제대로 된 경험은 야후에서였다. 팀을 만들며 자연스럽게 매니저가 될 기회가 왔고, 마다하지 않았으며, 롤 모델이 보였다. 당시 6개월 하고 그만둘까 생각한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복리처럼 발전한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달았다고 했다.
평판의 중요성도 당시에는 몰랐다. 매일 바쁘게 사는데 그걸 어떻게 알겠느냐는 것이다. 이를 깨달은 것은 1년 쉬던 시기에 예전 동료들에게서 연락이 오면서였다. 그는 좋은 평판이 주니어 때는 알기 어렵다고 했다. 그가 정의하는 좋은 평판은 경험이 쌓일수록 다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커리어 후반기의 다양한 활동, 즉 엔젤 투자, 기업 자문, 커리어 코칭, 강의는 모두 스스로 계획해서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10년 전 누군가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을 거라고 했다면 말도 안 된다고 했을 것이다. 회사와 집을 오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바빴다. 그런데 경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약간의 여유가 생기자 지인들이 이것저것 해 보라고 제안하기 시작했고, 그는 그것을 흘려듣지 않고 저질러 봤다.
그가 특히 강조한 것은 저지를 때 기대 수준이 높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대 수준이 높으면 실망해서 오래 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는 늘 "좀 헤맬 거다, 약간 손해 볼 거다"라는 마인드셋으로 시작했고, 이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렇게 이어진 결과 엔젤 투자는 18개 정도의 회사에 했고, 자문은 합치면 40개 정도 했을 것이라고 한다. 강의도 학과장이 알던 지인이었고 오래전부터 와서 가르치라고 권했다. 처음에는 보수가 너무 적어 못 한다고 했지만, 2년 반쯤 전부터는 다른 관점에서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는 이 모든 변화를 이렇게 정리했다. 주변에 서포터가 있었고, 그들이 제안했을 때 저질러 봤으며, 기대 수준이 높지 않았고, 한 번 저지른 것은 오래 했다. 좋은 사람을 주변에 많이 두고 무조건 오래 할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며, 리더십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리고 매일 실천해야 할 것은 지금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보고 환경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빠르게 접고, 다음 환경에서 다시 집중한다. 그는 집중이 어떻게든 거기서 살아남으라는 뜻은 아니며, 할 수 있는 만큼 해 보고 판단하라는 뜻이라고 분명히 했다. 에디터는 이를 현재에 점을 찍다 보면 그 점들이 이어져 자기만의 패턴이 되는 것,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장기적 관점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누군가는 나를 미워할 수 있다: 평판과 인기 경쟁의 차이
한기용은 초기에 했던 실수 중 하나로, 누군가는 자신을 미워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을 꼽았다. 리더십을 일종의 인기 경쟁으로 착각했고, 그 착각이 결국 불편함을 피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리더 역할을 한 뒤로는 이것이 덜 불편해졌다. 누군가는 동의하지 않을 수 있고 누군가는 미워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들어가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좋고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평판과 인기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좋은 평판은 기본적으로 맡은 일의 결과를 내면서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사람에게 생긴다. 그 과정에서 모든 사람과 사이가 좋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나만의 원칙이 있는지, 공동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그것을 달성하려 했는지다. 평판을 강조하면 자기 검열이 심한 사람들은 모든 사람과 잘 지내야 한다고 착각하는데, 거기에는 분명한 선이 있다. 모두와 잘 지내려다 보면 오히려 결과가 안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에서 실리콘밸리까지: 30년 커리어 요약
처음 보는 시청자를 위해 그의 이력도 짚었다. 한국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삼성전자에서 5년간 엔지니어로 일했다. 당시에는 큰 꿈 같은 것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1999년 말, 스탠퍼드로 유학 가 석사를 마친 대학 동기가 창업해 흔히 말하는 대박을 쳤다. 닷컴 버블에 잘 올라탄 그 친구는 버블이 꺼지기 전에 회사를 1조 원이 넘는 금액에 팔았고, 두 번째 회사를 창업하며 미국으로 오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때 결혼한 지 1년 남짓이었다. 삼성전자 입사 동기로 만난 아내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묻자, 아내가 더 적극적으로 미국에 가서 살아 보자고 했다. 그는 돌이켜 보면 아내가 서포터였다며, 자신의 거의 모든 결정에 한 번도 반대한 적이 없다고 했다.
미국에서의 첫 11년은 야후 7년을 포함해 검색 엔진을 개발했다. 리더십의 중요성은 야후 이전 창업 때 사람들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겪으며 깨달았지만 답은 찾지 못했다. 야후에서 팀을 만들고 실수도 많이 하며 배웠다. 2012년에는 11개월 정도 쉬며 커리어를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그때 커리어 후반기는 작은 회사 중심으로 다니겠다고 결심했다. 큰 회사는 두 곳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옛 동료들이 일하는 작은 회사에서 일해 보며,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드는 곳, 임팩트를 낼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 그때가 마흔두세 살 무렵이었다.
이후 다닌 회사는 모두 작은 회사였고,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봐서 들어간 곳은 한 군데도 없이 모두 지인 추천이었다. 그중 하나가 나중에 나스닥에 상장한 유데미이고, 다른 하나는 야후에 매각된 폴리보어였다. 2016년 무렵부터 엔젤 투자, 기업 자문, 커리어 코칭을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이것을 풀타임으로 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못할 거라는 것을 인정하고, 손해 볼 생각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 20년 정도는 더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했다. AI 시대에 미래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예전에 없던 꿈이 하나 생겼다.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고 싶다는 것이다. 이번 방문에서 전국을 돌며 많은 사람을 만난 것도 그 때문이다. 안전한 선택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공부로 승부 보려 하지 말고, 자기가 원하는 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빠르게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늘어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처음 리더 자리에 설 때의 부담을 어떻게 내려놓느냐는 질문에는 멘토를 찾으라고 답했다. 혼자 고민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도 그렇게 하지는 못했지만, 20~30대로 돌아간다면 롤 모델과 멘토를 찾아 혼자 끙끙대지 않고 묻고 의견을 들으며 최소한 위안이라도 받았을 거라고 했다. 멘토 역할을 하며 느끼는 것은, 한 사람이라도 잘 들어 주는 것이 당사자에게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이라고 했다.
AI 시대: 만드는 전문성에서 판단력과 도메인으로
대화는 실리콘밸리의 대규모 해고와 AI가 가져오는 변화로 넘어갔다. 한기용이 분명하다고 본 변화는 무언가를 만드는 비용이 확 줄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드는 전문성은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고, 하나를 아주 깊게 파면 안전해질 거라는 착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더 중요한 것은 "나는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 사람인가"다.
그는 한 팀이 기획부터 고객 지원까지 모두 해야 할 수 있고, 그 상당 부분을 한 개인이 맡아야 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려면 조직 구조가 없어야 한다. 에디터가 급진적인 이야기라고 하자 그는 동의하며, 이것은 큰 회사에서는 절대 쓸 수 없는 방법이라고 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이미 조직 구조가 전문성 중심으로 짜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변화는 작은 회사와 새로 생기는 회사에서만 가능하고, 그런 회사들에 AI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봤다.
AI 시대의 리더십에 대해 그는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라는 점은 같다고 했다. 더 중요해지는 것은 판단력이다. AI의 결과물을 어떻게 판단할지, 여러 방향 중 어디로 움직일지. 지식이나 정보의 희소성은 높지 않지만, 판단은 여전히 사람이 맡아야 할 영역이며 무엇을 왜 하는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판단에는 전문성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기술적 전문성은 덜 중요해지고 오히려 도메인 전문성이 중요해진다고 답했다.
여기서 부산 수산업 종사자 이야기가 다시 나온다. 그는 이들이야말로 도메인 전문성이 있으며, 로봇이든 무엇이든 AI를 쓰면 다음 단계로 갈 것이라고 느꼈다. 개인적인 관점이라며, AI 시대에는 분명한 덕질을 하는 사람이 도메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고, AI를 쓰겠다는 의지와 처음에 헤매더라도 계속 쓰겠다는 자세만 있으면 훨씬 큰 결과를 낼 것 같다고 했다. 기업 관점에서는 오프라인일수록 좋고, 오프라인이나 규제로 인한 마찰을 이미 뚫어 영업망과 유통망을 가진 회사들이 AI를 쓰면 정말 잘될 것이라고 봤다. 그래서 다음에 한국에 오면 제조업 종사자 중심으로 만나 보고, 이들과 IT 인력을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하겠다고 했다. 도메인을 잘 아는 사람과 기술을 잘 아는 사람, 둘이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 커리어에 대해서는, 대학에 가야 한다면 복수 전공을 권했다. 하나는 엔지니어링, 다른 하나는 인문계나 자연과학 중 정말 관심 있는 분야다. 그렇게 하면 더 유능한 사람이 되고 꿈을 이루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원하는 것을 계속 원하기 어려운 시대라는 에디터의 말에는 "그건 진짜 힘든 것 같다"고 먼저 인정했다. 그의 조언은 두 가지다. 너무 빨리 포기하지 말 것. 언제 멈춰야 할지는 정말 어렵지만 충분히 해 보지 않고 포기하면 후회할 확률이 확실히 높다. 그 기준은 시간일 수도 있고 스스로 판단하는 노력의 정도일 수도 있다. 그리고 혼자 하려 하지 말 것. 그는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표현을 좋아한다며, 같이할 사람이 있으면 덜 외롭고 서로 힘이 된다고 했다.
기성 조직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나
기업들을 만나며 듣는 이야기를 묻자, 그는 결국 채용, 평가, 보상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이 관점에서 AI를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것인데, 규모가 있는 회사는 조직 구조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좋은 답을 갖기 어려울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20명만 넘어도 어려워지는 것 같다고 했다. 사람들이 각자 전문성을 가지고 합류했기 때문에, 자기 영역 밖의 일을 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으면 80% 정도는 그런 생각이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추정이다. 나머지 20%, 즉 기획부터 고객까지 끌고 가겠다는 빌더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에게는 기회가 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가 제안한 방법은 단계적 통합이다. 먼저 비슷한 일을 하는 팀을 묶는다. 예컨대 프로덕트 매니저와 디자이너를 한 팀으로 묶고, 개발팀은 백엔드와 프런트엔드를 나누지 않고 풀스택으로 동작하게 묶는다. 그게 잘되면 프로덕트 매니저, 디자이너, 개발을 모두 하나로 묶는다. 그러면서 프런트엔드 개발자에게는 디자인도 하게 하고, 프로덕트 매니저에게는 기획만 하지 말고 직접 만들게 하는 식으로 역할을 통합해 간다. 다만 모든 사람이 이를 편하게 여기지는 않을 것이며, 새로 생기는 회사에는 좋은 기회지만 레거시가 있는 환경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AX를 이야기하는 기성 기업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짚었다. 첫째, 회사를 이끄는 대표 본인이 AI를 쓰지 않으면 아무도 따라오지 않을 것이다. 둘째, 조직 구조를 바꾸기 전에 작게라도 성공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제품 자체를 바꾸는 것은 너무 큰 변화이니, 재무·법무·HR 같은 백오피스 업무를 자동화해 보는 작은 실험부터 하라는 것이다. 잘되면 인정하고, 공유하고, 확장한다. 그는 오늘 한 이야기가 모두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분명한 해자를 가진 회사가 아니라면 AI 시대에 큰 회사들은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강의실에서 본 요즘 인재: 빌더가 되는 학생
한기용이 가르치는 학생들은 석사 과정이고, 미국에서 취업하려고 온 비(非)미국인이 90%가 넘는다. 그래서 변화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취업이 잘 안 되고, 비자 문제를 비롯해 어려움이 더 많다. 그래도 취업하는 학생들은 있고, 공통점은 안에서 공부만 하지 않고 밖으로 많이 나가며 무언가를 만들어 본다는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은 인도 출신이었다. 다른 학생들과 함께 살다 보니 누가 빨래하고, 누가 요리하고, 누가 치울지를 두고 충돌이 많았고, 그는 이를 정리해 주는 앱을 만들었다. 그 뒤로는 아이디어가 생길 때마다 무언가를 만들었다. AR·VR 글라스용 앱을 만들고, 학교 연구실에 자원해 로봇 관련 일도 했다. 한기용은 이 학생이 수능 공부하듯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실전적으로 학습하는 능력이 뛰어났고, 배우면 바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런 학생에게는 여전히 기회가 있지만, 공부로만 승부하려는 학생에게는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이며, 학벌이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은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고 봤다.
모두가 빌더가 되어 AI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시대가 오면 어떨 것 같으냐는 질문에 그는 "이건 진짜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현재에 집중하는 것, 변화가 생겼을 때 패닉하지 않고 받아들여 빨리 따라가는 것, 그리고 AI를 자기에게 맞게 매일 쓰는 것이라고 했다. 그 자신은 AI를 주로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그리고 강의 커리큘럼과 자료를 만드는 데 쓴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과 마지막 조언
앞으로의 계획으로 그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는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관련해서 구상 중인 책도 있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에 관한 책, 그리고 한국과 미국에서 살아 본 경험에서 나온 "한국 사람은 왜 질문을 안 할까" 같은 제목의 책을 쓰고 싶다고 했다. 다만 당분간은 지금까지 해 온 일을 계속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패 앞에서 나침반이 필요한 사람, 리더십을 연습해야 하는데 막막하고 불안한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건넨 말은 이렇다.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우리에게 아직 굉장히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현재에 집중하라. 그리고 혼자 고민하지 말라. 친구든 선배든 롤 모델이든 멘토든,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들과 다양한 고민을 나누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변화가 오든 받아들이고 빠르게 대응하는 꾸준함과 평정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로 그는 대화를 마쳤다.
레벨이 올라가고 연차가 쌓이면 분명히 만들어야 되는 거는 영향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영향력을 갖는 가장 좋은 방법은 리더 역할을 하는 거죠. 커리어가 발전할수록 특히 리더십 역할을 할수록 나의 장점은 무엇인가? 나의 상처는 무엇인가? 그거를 좀 많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안녕하세요. 창업가의 책장을 채우는 시간 이오서재 김지윤입니다. 오늘은 리더십 연습의 저자 한기용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는데요. 사실 기용님은 저희가 EO에서 자주 만났던, 이제 실리콘 밸리의 현자로 불리는 저희 저자분이기도 하죠. 저희 한기용의 나침반은 사실 상반기 하면서 진짜 뜨거운 반응이 있었어요. 기용님 영상 두고두고 돌려보겠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되게 많았고 그다음 시리즈 언제 나오냐라는 이야기도 되게 많았었어 가지고 한번 기용님의 책을 가지고 팟캐스트를 다루면 어떨까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 이오서재를 통해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기용님 일단 너무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아주 간단하게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려요.
예. 저는 지금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에 살고 있고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거는 산호세 주립대학교에서 학생들 가르치는 거고요. 그거 이외에는 스타트업 자문하는 거, 개인 커리어 코칭 하는 거 이렇게 세 가지로 제가 지금 하는 일을 요약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은 그 말씀해 주신 것처럼 교수님으로도 활동하시고 또 스타트업 자문 아니면 기업 강연도 요즘에 진짜 많이 하시잖아요. 어떤 곳들 다니셨는지 먼저 간단하게라도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예. 이번에 한국에 들어와서 이제 3주가 됐는데 IT 기업 가서 강연 많이 했고, 근데 이번은 약간 좀 달랐던 거는 지방에 많이 갔었고요. 대구와 부산에서는 고등학교 학생들 대상으로 토크를 했었고
네. 어떤 얘기를 특히 학부모님들이랑은 좀 나누셨었나요?
그냥 애들 내버려 둬라. 자기의 꿈을 찾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요즘 같은 세상에서도 맞는 거지. 안전함이라는 게 존재하는 세상은 아니잖아요.
그래서 뭐 학생들한테 아무리 얘기해 봐야 학부모들이 안 바뀌면 안 바뀌니까. 뭐 그런 얘기 했던 게 기억에 남고, 수산물 같은 거 만들고 하는 분들하고 얘기해 봤는데 그 얘기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분들이야말로 도메인을 확실히 잡고 있는 사람들이구나. 이런 사람들이 AI를 쓰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겠다. 아무튼 다음에 오면은 좀 지방으로 가서 제조업 하시는 분들을 좀 많이 만나 봐야겠다는 생각을 이번에 했어요.
어, 되게 흥미로운 포인트들이 이번에도 많네요. 어떻게 보면은 학생분들이랑 학부모님들 얘기해 주셨던 포인트들은 그 저희가 맨 처음에 썼었던 책 있었잖아요. 실패는 나침반이다 해서 진짜 자주 그리고 계속 끊임없이 강조해서 말씀해 주셨던 포인트인 거 같거든요. 사실상 안전한 지대라는 거 자체는 없고 계속 변화해야 된다라는 측면 말씀해 주셨던 게 항상 편집하면서도 기억에 남았었는데 그게 인공지능 전이었잖아요. 사실 2년 전이었는데 인공지능이 나타난 이후로는 또 그게 더 많이 강조할 만한, 그리고 저희가 계속 생각해야 되는 부분인 거 같고, 커리어든 아니면은 리더십 연습이든 요런 부분 얘기 나눴을 때 반응들이 좀 어땠나요? 그러면 사람들이
여전히 전문성이라는 게 중요하지 않나? 예를 들면 좋은 대학 가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 부분들에 대한 어떤 반대되는 의견도 많이 들었고요. 근데 이제 제가 만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조금 더 저랑 친한 사람들이니까 제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긴 많았죠. 예. 하지만 여전히 안전함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을까? 전문성이라는 게 중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떨치기는 쉽지 않은 거 같아요.
이런 전문성에 관련해서 떨궈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지점 중에서 하나가, 이제 컴퓨터 공학과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기 때문에 또 느끼시는 지점들이 있을 것 같아요. 왜 근데 계속 우리는 뭔가 전문성을 갖춰야 될 거 같고 이런 함정에 빠질까 그것도 얘기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학교에서 학생들 가르치면서 몸으로 느끼는 거죠. 취업이 잘 안 되는구나. 취업이 안 되지만 그래도 취업하는 친구들은 확실히 다른 포인트가 있구나.
아, 어떤 포인트일까요?
결국 뭐 학점이 높다고 취업되는 거 절대 아니고 기술을 하나 더 익혀서 이력서에 한 줄 더 적는다고 취업되는 거 아니고, 바깥으로 많이 나가는 친구들이 취업이 되는구나. 그리고 뭔가 만들어 보는 사람들. 어떻게 보면 인간관계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취업이 더 잘되는구나라는 걸 느끼게 돼요. 이력서 뭐 한 100개 내고 취업될 거라고 생각하면 착각이고 한 천 개, 천 개 단위로 내야 되는 거 같거든요.
진짜요?
그러니까 결국은 멘탈이 좀 강한 친구들이 더 잘되는구나. 그러니까 이거를 확률 싸움으로 봐야 되는데 그게 아니라 가고 싶은 곳 한 20개 내고 안 된다고 포기하는 친구들도 있거든요. 그런 세상의 변화를 학생들을 통해서 저는 배우게 되는 거죠.
다 자라서 뭐 은퇴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세상과 지금 젊은 애들이 몸으로 겪고 있는 세상은 완전히 다른 세상인데, 여기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고 큰 직장 가는 게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큰 직장이 뭐 모든 젊은 애들을 채용할 수도 없잖아요.
그렇죠. 특히 창업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뼈저리게 느낄 텐데,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그런 순간들이 있죠.
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제가 한국에만 살았으면 아마 좀 덜 보였을 텐데 미국에서 살다 보니 다양한 인종들이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보면 자기만의 방향으로 자기만의 페이스로 움직이는 것들을 보다가, 가끔 한국에 들어와서 혹은 미국에 있으면서 한국에 있는 분들 혹은 미국에 나와서 일하는 한국 분들하고 얘기를 하다 보면 그 차이점이 보이기 시작하는 거죠.
리더십 자체를 그래서 안 하게 되는 경우도 요즘은 진짜 많은 거 같아요. 보면은 제 친구들 중에서도 승진하고 싶지 않다. 승진하면 일만 많아지고 책임만 많아지고, 이제 권한 없는 책임만 많아져서 돈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너무 힘들다. 이런 얘기 하는 친구들이, 제가 아무래도 30대 중반이 되다 보니까 점점 그런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런 친구들을 보면서 리더십 연습이란 책을 그러면 뭐라고 설득할 수 있을까? 편집자로서 그런 고민이 들 때도 있더라고요. 나는 정작 리더십 연습이란 책을 냈는데 이 친구들은 리더가 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을 한다면 그런 분들한테는 뭐라고 저희가 좀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오늘도 사실 제가 오전에 딱 그런 고민 갖고 계신 분하고 얘기를 하고 왔는데
아, 그래요?
제가 했던 얘기는 저질러 보고 후회해라. 기회가 왔는데 그걸 마다할 이유는 없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뭐 예를 들어 내가 리더가 되겠다라고 욕심을 내서 리더가 될 수도 있지만 주변에서 매니저가 혹은 내 상사의 상사가 한번 리더해 보지 않겠냐라고 제안을 한다면 그걸 마다할 이유는 없는 거 같아요. 내 관점에서는 내가 리더를 잘할까 그런 자기 검열을 할 수 있죠. 하지만 조직 내에서 그런 제안이 있다라고 하면 분명히 뭔가가 있는 거거든요.
그런 제안이 왔을 때는 저질러 보는 게 좋은 거 같아요. 그런 경험을 통해서 내가 몰랐던 나를 알 수 있고, 물론 처음엔 헤매겠죠. 그러니까 한 6개월 하고 1년 하고 그만둘 생각만 아니라면 좀 긴 호흡으로, 처음에는 못 할 거라고 믿고 내 판단이 아니라 그 사람들의 판단을 믿고 저질러 보는 거죠. 그러면 아무래도 관점이나 뭐 여러 가지가 달라지기 때문에 성공하지 않아도 나중에 다른 일 할 때 분명하게 도움이 될 거예요.
약간 그렇게 시도해 보는 자체가 도움이 될 것 같은 면도 있는데, 특히 기용님의 영상에서 리더십 관련된 얘기를 하면 항상 달리는 댓글이 있거든요. 한국이어서 약간 다르다는 댓글이 항상 많이 달리는데, 이제 한국이다 보니까 연차가 쌓여서 내가 리더가 돼야 되는 게 아닌가라는 첫 번째 고민들이 있어서 더 주저하게 되는 면도 있는 거 같고, 두 번째는 연차가 쌓여서 리더가 된 케이스들이 있다 보니까 그래서 말씀해 주실 때 이제 막 반감이 생기는 거예요. 어, 근데 내가 겪었던 리더들은 다 그렇지 않았는데 뭔가 한국에서는 안 통하지 않나요? 이런 댓글들도 많이 달렸던 거 같아서 이 두 가지 포인트를 조금 더 이렇게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일단 첫 번째는 내가 연차가 쌓여서 리더가 된 거 같은데 약간 좀 미루면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드는 분들한테는 기용님이 어떤 조언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레벨이 올라가고 연차가 쌓이면 분명히 만들어야 되는 거는 영향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영향력을 갖는 가장 좋은 방법은 리더 역할 하는 거죠.
영향이라는 게 기본인 거니까. 네.
근데 만약에 내가 리더를 하기 싫다라고 해도, 개인으로 일을 계속한다고 해도 영향력은 만들어 내야죠. 그 얘기는 뭐냐면 개인기 부려서 인크리멘탈하게 일을 더 하는 게 아니라 뭔가 내가 이런 일을 함으로써 주변의 영향이 더 올라가고 혹은 때로는 이런 일은 하지 맙시다라고, 그러니까 더하기를 하는 모드에서 곱하기와 빼기를 하는 모드로 바뀌어야 되는데, 그거는 제 생각에 개인으로 남건 리더로 변신을 하건 연차가 쌓이면 꼭 생각해 봐야 될 포인트라고 보여지고요. 물론 굉장히 커다란 회사에서는 이런 게 잘 안 보일 거예요. 그거는 뭐 제가 어떻게 바꿀 수 없는 포인트이지만 분명한 거는 환경에 영향이 있을 거라는 거죠.
미국이라서 가능한 거 아닌가요? 그런 댓글 많이 봤어요. 그거는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세상은 아마 계속 그렇게 갈 거라고 생각진 않아요. 분명히 조금 더 유연하게 일을 하는 형태로, 그리고 조직의 구조가 작아지는 형태로 바뀔 거고. 그런 상황을 생각한다라고 하면 지금부터 리더 역할 해보고. 지금 내가 보는 경험에서는 안 맞는 말일 수도 있지만 그런 방향으로 바뀌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런 환경을 찾아가서 일을 해야 되는 게 아닌가? 다르게 얘기하면 환경이 안 바뀐다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라고 생각하는 거보다는 나에게 맞는 환경을 찾아가는 노력을 하는 게 더 건강하지 않나?
그렇죠. 뭔가 바꿀 수 있는 지점이 조금 더 없는가라고 더 생각을 해 보면 좋을 거 같은데, 여전히 뭔가 보수적인 조직이든 아니면은 뭐 약간 연공서열 같은 것들이 중요하든 이런 데 내가 갇혀 있다고 생각하면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결론을 짓게 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저는 그 책에서 말씀해 주신 특히 그 포인트가 좋았거든요. 실리콘 밸리에서도 이제 매니저가 아니어도 결국은 영향력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던 포인트가 참 그 맥락이랑 되게 맞닿아 있는 거 같아요. 한국에서는 근데 보통은 매니저랑 리더십이 약간 이렇게 등치가 되다 보니까 더더욱 나는 연차가 쌓여서 그래서 리더가 되는 건가라고 고민하는 거 같기도 하고요.
그렇죠. 그래서 그때는 잘 몰랐지만 돌이켜 보면 제가 리더로서 성장했던 포인트들은 항상 아픔이 있을 때였어요. 야후 다닐 때 처음 해고해 봤던 경험. 그 경험 자체는 그때는 굉장히 힘든 경험이었지만 그거를 통해서 제가 깨달은 거는 앞단에 불편한 대화를 하면 할수록 모든 게 편해지는구나.
갑자기 해고야가 아니라.
그렇죠. 그리고 평소에 피드백을 주면 결국 바뀔 사람은 바뀔 거고 안 바뀌는 사람은 헤어질 때 덜 놀라겠죠. 그래서 리더십의 본질은 저는 기대 관리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기대를 잘 관리하느냐. 불편하니까 뒤로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 보면 간극이 점점 커지고, 나중에 그 기대가 맞지 않았을 때 굉장히 감정적인 반응이 나오게 되죠. 그래서 이거는 어떻게 보면 약간 인간의 성향과는 반대로 가는 거지만 앞단의 불편함을 많이 견디고 내 생각을 호기심을 가지고 빨리 얘기하는 게 좋다. 여기에서 이제 시행착오가 필요한 거고,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편해지는구나. 그거를 제가 야후 다닐 때 느꼈었죠.
다음에 두 번째로 조금 리더십 관련해서 느끼셨던 순간이나 장면은 뭐였을까요?
의사소통 비용이라는 거를 많이 생각해 봤던 거는 유데미 다녔을 때요.
유데미니까 좀 초반에 들어가셨잖아요.
고속 성장을 하면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니까. 그리고 이 고속 성장이라는 게 항상 우상향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거든요. 확 성장하면 또 확 내려가요. 그게 제가 경험한 고속 성장이고, 그러면 올라갈 땐 다들 나이스하죠. 잔칫집이잖아요. 그러다가 성장이 좀 멈추고 대부분 퇴보하죠. 그럼 그때 숨어 있던 부정적인 의견들이 다 앞으로 나온단 말이에요. 그럼 그때부터가 힘들어지는 거예요. 의사소통 비용이 올라가는 거죠. 근데 작은 회사에서는 고속 성장할 때 성장통이 이런 거구나.
그때 몇 명에서 몇 명으로 늘어났었죠?
제가 처음 컨설팅 시작했을 때는 20명에서 30명 사이였고, 제가 그만둘 때는 500명, 600명이었으니까
한 거의 20, 30배 늘어났던 거죠.
그렇죠. 그리고 그 사이에 들락날락한 사람 다 치면은 800명, 1천 명 정도였을 거예요. 결국 스타트업은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하게 돼요. 그러니까 들락날락하는 게 문제가 아니고 팀이 점점 더 좋은 팀으로 바뀌고 있느냐. 그게 중요한 거지.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거에 매몰되면 리더 역할 하기 쉽지 않거든요. 멘탈 흔들리죠. 그래서 그때 제가 많이 느꼈던 거는 어떻게 의사소통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형태로 팀을 만들까? 그거 고민을 많이 했고 사람을 바라보는 기준이 좀 바뀌었죠.
그전까지는 기술적인 전문성이 뛰어나면 된다. 인격이라고까지 하면 좀 그렇지만 좀 성격이 안 좋아도, 태도가 안 좋아도 기술력이 뛰어나면 뭐 어느 정도 내가 참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을 좀 했었던 거 같은데 유데미 다닐 때는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인성이 되어 있어야, 태도가 좋아야 같이 할 때 시너지가 나는구나.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방향이 다르면 마이너스가 되잖아요. 그래서 그게 좀 뭐 고차원적으로 얘기하면 비전이 맞는가? 조금 이해하기 쉽게 얘기하면 공동의 목표가 분명한가? 그런 식으로 특히 시니어일수록 면접하는 단계, 처음에 일을 할 때 체크해 봐야 되는구나.
그게 리더의 역할이라는 걸 좀 체감하셨던 거.
그렇죠. 그때 더 명확하게 느낀 거는 방향이 맞아야 되는구나. 그리고 그 방향을 내가 제시해야 되는구나.
그게 안 돼 가지고 조금 뼈저리게 느끼셨던 지점인가 보네요.
당연하죠. 그러니까 큰 기대를 가지고 사람을 뽑았는데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구나. 꼭 그 사람들만의 잘못은 아니죠. 그 비전을 명확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알아서 잘할 거라고 착각했던 제 잘못도 있는 거고, 또 그분들도 작은 회사 올 때 약간 잘못된 기대를 가지고 오는 사람들도 있다고요. 내가 큰 회사만 다녔으면 약간 깔보면서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죠. 그러면 들어와서 컨설팅하는 사람처럼 일하는 거예요. 그 조직의 하나가 되는 게 아니라. 제가 생각하는 성장통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늘어나면서 의사소통 비용이 올라가는 거예요. 그게 작은 조직에서는 정말 큰 문제가 되고, 큰 조직에서도 문젠데 뭐 원래 그렇게 일을 했을 테니까 그게 명확하게 보이지 않겠지만 AI 시대에는 커다란 문제가 되죠.
조직 자체가 커서 의사소통 비용이 큰 게 아무래도 당시에도 그랬는데 더 그럴 거 같긴 하네요.
그렇죠. 제가 20대로 돌아가서 저한테 한 가지 조언을 해 준다고 하면, 잘하고 싶은 게 있으면 오래 할 방법을 찾아라. 습관으로 만들어라. 그렇게 좀 강한 동기 부여와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많이 했던 거 같은데 지금 돌이켜 보면 모든 성장에는 시간이 필요하구나. 그래서 그런 관점에서 또 중요한 거는 주변에 서포터가 있느냐예요. 내가 이 길을 간다고 했을 때 괜찮아 가도 돼, 혹은 좀 힘들 때 위로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좀 더 편하겠죠. 만나서 힘이 빠지면 그 사람은 서포터는 아닌 거거든. 특히 좀 표준적인 삶을 벗어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주변의 서포터를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한 거 같고, 또 주변 사람들의 서포터가 되는 게 중요하죠.
이야기 나누다 보니까 조금 기용님의 관점이 궁금해지는 지점이 하나가 있었는데, 나는 장기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고 해도 예를 들어서 주변 사람들이 막 빨리 성장한다든지 아니면 조직 내에서 1년을 기다려 줄 수 없다든지, 그런 현실적인 또 단기적인 관점으로 자꾸만 보게 되는 환경들이 있을 것 같거든요. 그랬을 때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계속 장기적인 관점으로 돌아가거나, 그런 단기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환경이랑 잘 조화하면서 성장을 할 수 있을까요?
뭐 두 가지 측면이 다 있는 거 같아요. 하나는 그 조직에서 잘하고 싶다라고 하면 그 조직에 맞는 인재상이 돼야죠. 그 인재상이 때로는 내 생각과는 다를 수가 있어요. 예를 들면 커리어라는 게 개인기를 부려 갖고 꼭 성장하는 건 아니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어느 시점이 지나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갈 줄 알아야죠. 그런 생각을 할 줄 아느냐. 그러니까 마인드셋 자체가 혼자 일하던 모드에서 그룹으로 일하면서 영향력을 갖는 모드, 그런 모드로 바뀌어야 되는 포인트가 분명하게 있고. 무조건 내가 꼭 인정받아야 된다라고 하면 굉장히 점점 힘들어질 거고. 같이 함께 오래 갈 생각 하는 거. 그런 변화가 하나가 필요한 거 같고요.
다른 한편에는 길게 바라봐야 된다는 거. 그 시간이 많다는 거. 그러니까 의외로 20대에는 30이 되면 세상 망하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고, 30대에는 40이 되면은 세상 망하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잖아요. 근데 그거는 굉장히 한국적인 문화인 거 같아요.
제가 미국에 살면서 느꼈던 차이점들이 있는데 예를 들면 한국은 이런 거예요. 문송이었던 친구가 있어요. 그래서 30이 거의 돼서 개발자로 변신했다. 그럼 대부분 어떻게 생각하냐면 내 커리어 망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너무 늦었다고.
그러니까 본인의 커리어 초반과 대학 생활까지 다 뭉뚱그려 가지고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물력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근데 똑같은 상황에 미국 친구였으면, 전 실제로 유데미 때 비전공자들 뽑아서 일을 해 봤기 때문에, 그게 완벽하게 반대로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미국 친구들 같으면 뭐 이런 느낌이에요. 나 지난 한 7, 8년 재밌게 살았고 이제 새로운 길을 찾았고 앞으로 이거 하면서 또 재밌게 살 거야. 그리고 앞에 또 다른 변화가 있으면 또 변화 따라갈 거야. 그러니까 좀 더 현재에 집중하지 않나? 과거에 매몰되기보다는. 그래서 그런 좀 분명한 또 환경의 차이, 나이에 대한 압박, 그런 것도 있는 거 같은데
또 하나는 나랑 비슷하게 앞서간 사람들, 한 5년 정도 앞서간 사람들을 찾을 수 있으면 그 사람들이 롤 모델이 되는 거죠. 그 측면에서 또 제가 미국에서 느꼈던 큰 도움이 됐던 거는 같은 동아시아권 리더들이 보이기 시작했던 거. 그 사람들이 있으니까 어, 뭐 나도 할 수 있는 거구나. 실리콘 밸리에서 리더 한다고 꼭 외향적이고 영어를 엄청나게 잘해야 되고 그러는 거 아니구나.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면 되는 거구나. 그래서 역할 모델이 앞에 있느냐 없느냐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내는 걸로 보여져요. 내가 얼마나 갈 수 있을까를 알게 모르게 결정해 주는 그런 상자 같은 역할을 하는 거 같아요.
롤 모델이 되게 중요하다는 포인트가 현실적인 팁이 될 거 같은데, 기용님한테는 그러면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 되게 좋은 리더십이나 커리어 연습의 롤모델이 누구였는지, 그 반대로 진짜 타산지석, 저 사람처럼 되면 안 되겠다라고 또 느꼈던 롤모델이 있다면은 또 어떤 분이 있는지, 그 두 가지를 조금 얘기해 주시면 어떨까요?
네. 첫 번째는 야후에서 만났던 네 명의 매니저. 다 나름대로 다른 장점을 가진 좋은 리더들이었어요. 어떻게 하다 보니 네 명 다 아시안들이었고.
아, 그랬군요.
중국, 홍콩, 베트남, 이란.
각자 좀 장점이 어떻게 달랐나요?
첫 번째 매니저 같은 경우는 결정의 명확성이 있었죠. 명확하게 결정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그거를 알았고, 두 번째 리더는 기술적으로 굉장히 뛰어난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그분한테는 엔지니어로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거는 이런 거구나라는 걸 배웠고, 세 번째 분은 멘탈이 정말 강한 분이었고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아도 웃고 농담하고, 그게 가능하구나.
아, 그게 가능하구나.
그거를 좀 많이 배웠고요. 마지막 매니저랑은 짧게 일을 같이 해서 제가 많이 보고 배울 시간은 없었는데 굉장히 여유 있고 R&D 쪽으로 오래 일을 하셨던 분이에요. 그 네 분하고 일을 했던 경험은 좋은 경험이었고,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롤 모델이 됐기 때문에 제가 리더십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데 커다란 동기 부여가 됐죠. 커리어가 발전할수록 특히 리더십 역할을 할수록 나의 장점은 무엇인가? 나의 상처는 무엇인가? 그거를 좀 많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반대급부의 그 타산지석인 그런 리더들이 본인만 힘들게 하는 게 아니라 그 팀과 그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 되게 안 좋은 경험을 주는 거잖아요. 그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에너지가 주는 파급력이 진짜 큰 거 같아요. 들어보면은.
그렇죠. 그게 결국 의사소통 비용으로 올라가는 거죠.
인간의 어떤 본성이랑 거스르는 지점이 있는 거 같아요. 뭔가를 회고하고 복기해서 피드백을 해서 가겠다 같은 부분들이. 그거를 하기보다는 불편한 대화도 약간 미루고 조금 안전한 선택들로 가고 싶다라는 유혹을 항상 받게 되는 거 같은데, 어떻게 하면은 이런 장기적인 관점이라거나 복기라거나 강점을 고민한다거나 불편한 대화를 한다거나, 이런 나의 본능을 거스르는 이런 연습을 기용님은 그동안 어떻게 계속 해오셨나요? 아니면은 그게 어려우셨던 적은 없었나요?
어, 그래서 제가 앞에 얘기했던 아파 봐야 된다는 게, 실수하고 실패해 봐야 동기 부여가 생기죠. 순탄하게 간다라고 하면 뭐 그럴 여유가 없잖아요. 중요한 거는 나에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거. 그러니까 그 얘기는 좀 뭐 아파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거죠. 내 삶을 산다고 하면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는 거고 남의 삶을 산다고 하면 사실 시간이 얼마 없는 거고. 앞으로 어떻게 더 잘 살까, 그렇게 바라봤으면 좋겠고 다시 한번 주변에 서포터가 많으면 좀 더 편해질 거고
기용님은 그런 서포터 아니면은 기용님의 그 네트워크를 통해서 영향력을 만든다는 포인트가 되게 중요한 포인트 중에서 하나일 것 같은데, 리더로서나 커리어로서나 기용님은 실제로 그 당시에 처음 이제 이거를 진입하고 이걸 키워 갈 때 어떤 식으로 하셨을까요?
그러니까 뭐 사실 처음에는 이런 게 있다라는 거 자체를 몰랐죠. 제가 처음 제대로 리더십으로 가게 된 거는 창업했을 때. 창업했을 때 처음으로 비전, 미션이 왜 중요한지 바로 알겠더라고요. 회사 다닐 때는 뭐 아무리 누가 얘기해도 그게 왜 필요하지? 제가 조직을 리딩하는 입장이 되니까 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되는구나. 그게 비전이고 미션이구나. 그거를 깨달았고. 근데 다만 그때는 뭐 그렇게 팀이 크지 않았고 창업은 2년 하고 접었으니까. 그다음 제대로 된 경험은 야후에 들어가서 한 거예요. 그래서 그때도 팀 빌딩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매니저가 될 기회가 있었고 그거를 마다하지 않았고, 롤 모델이 보였기 때문에. 그러면서 다른 많은 깨달음들은 나중에 얻은 거예요. 그러니까 다른 경험 하면서 그때 저질러 봤던 게 잘한 거였구나. 그리고 그때 한 6개월 하고 그만둘까 생각했던 포인트들이 있었는데 결국 시행착오 겪으면서 복리 형태로 발전하는 거구나. 그거를 좀 늦게 깨달았었고, 그리고 네트워크의 중요성, 평판의 중요성 같은 것들도 그 당시엔 몰랐죠. 뭐 매일매일 바쁘게 사는데 그거를 어떻게 알아요?
그러니까 평판의 중요성 같은 거를 깨달은 거는 1년 놀 때 옛날 동료들한테 연락이 오니까, 아 내가 평판이 좋았구나. 평판이 좋으니까 이런 일들이 생기는구나. 좋은 평판은 어쩌면 주니어 때는 알기 힘들어요. 나이가 들수록, 경험이 쌓일수록 또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거. 그게 제 관점에서 좋은 평판이고. 그리고 커리어 후반기에 제가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는 거, 뭐 엔젤 투자하고 기업 자문하고 커리어 코칭하고 학교에서 학생들 가르치고, 이 모든 것들이 제가 생각해서 시작한 건 아니라고요. 누군가 10년 전에 저한테 지금 이런 일들을 하고 있을 거라고 했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을 거예요. 회사하고 집하고 두 개 왔다 갔다 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바빴다고요. 근데 그때부터 경험적으로, 경제적으로 약간의 여유가 생겼고 주변에 지인들이 이런 거 해보면 어떻겠냐라고 제안을 하기 시작했고,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지 않고 저질러 봤던 거. 그리고 저질러 볼 때 기대 수준이 높지 않았던 거. 저질러도 기대 수준이 높으면 오래 하기 힘들어요.
실망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저지를 때 항상 마인드셋은 좀 헤맬 거다. 그리고 약간 손해 볼 거다. 그런 생각을 가졌던 것이 시작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됐죠. 그리고 그런 것들이 이어져서 엔젤 투자를 18개 정도 회사에 했고, 자문도 지금은 다 합치면 뭐 한 40개 정도 했을 거 같고, 학교에서 가르친 것도 학과장님하고 알던 지인이었고 그분이 옛날부터 와서 좀 가르치라고 했는데 그때 얼마 주냐고 물어봤더니 금액이 너무 작은 거예요. 그 정도로는 못 한다. 그랬는데 한 2년 반 정도 전부터는 다른 관점에서 뭔가 컨트리뷰트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요런 변화들이 옛날부터 계획을 해 가지고 생긴 게 전혀 아니에요. 돌이켜 보면 주변에 서포터들이 있었던 거. 그리고 이 사람들이 뭔가 제안을 했을 때 저질러 봤던 거. 기대 수준이 높지 않았던 거. 한 번 저지른 거는 오래 했던 거. 좋은 사람 주변에 많이 만들고 무조건 오래 할 방법 찾아라. 거기에 리더십도 포함이 되는 거죠.
그래서 여러 얘기를 했지만 하나, 매일매일 실천해야 되는 거는 지금 내가 있는 곳에 최선을 다하는 거. 최선을 다해 보고 이 환경이 나랑 안 맞는다고 판단되면 빠르게 접고 다음 환경 찾아서 거기에서 또 집중해 보는 거. 그러니까 제가 얘기하는 집중은 거기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라는 건 아니에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고 판단을 하라는 거죠.
뭔가 그 현재와 장기적 관점이 그래도 역설적이고 되게 배치되는 거 같으면서도, 근데 저는 또 말씀해 주신 걸 쭉 들어보면은 잘 연결되는 흐름인 거 같아요. 너무 이과적인 표현일 수 있지만 이제 함수인 거잖아요. 점을 이렇게 찍찍찍 여러 개 찍다 보면은 나한테 맞는 점을 찾아가서 그 점을 연결하면은 그게 일종의 함수가 되는 거니까. 뭔가 그런 느낌처럼 현재에 집중해서 막 점을 찍다가 복기하면서 이제 그게 점점 선이 되고 면이 되고 함수가 돼서 나의 경향, 아니면 일종의 패턴이 되는 거 같아서. 그러니까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또 역설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 도움이 된다는 게, 말씀해 주신 내용을 에디터로서 종합해 보면 좀 그런 느낌도 드네요. 네. 좋습니다. 뭔가 리더십 연습 그리고 커리어 연습이니까 요런 지점들에서 항상 기용님 만나면은 저는 복기해 볼 수 있어서 좋은 지점들도 있는 거 같고 또 새롭게 생각해 보게 되는 지점들도 있는 거 같아요.
또 뭐 제가 생각해 보면 처음에 실수했던 포인트 중에 하나가 누군가는 나를 미워할 수 있다는 거. 그거를 받아들이지 못했던 거. 그러니까 뭔가 약간 인기 컨테스트하는 걸로 착각했던 거. 그런 포인트들이 결국 불편함을 피하게 만든단 말이에요. 리더 역할 한 다음부터는 그런 부분은 좀 덜 불편하게 됐는데, 누군가는 나와 동의하지 않을 수 있고 누군가는 나를 미워할 수 있다는 거. 그거는 인정하고 들어가는 게 여러모로 내 정신 건강에도 좋고 또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이는 데도 좋고 도움이 된다고 보여져요.
평판이랑 인기 컨테스트가 좀 다른 거긴 하니까요. 아무래도.
그렇죠. 평판은 제 생각에는 기본적으로 맡은 일의 결과를 내면서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사람. 결과를 낸다는 게 뭐 약간은 주관적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뭐 모든 사람들과 사이가 아주 좋을 순 없죠. 그러니까 나만의 원칙이 있냐? 공동의 목표를 명확하게 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려고 했냐? 요런, 또 좋은 평판을 강조하면 또 너무 자기 검열을 하시는 분들은 모든 사람과 잘 지내고 모든 사람들에게 잘해야 되는 거로 착각하더라고요. 거기에는 분명한 선이 있어요.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결과가 안 나올 수 있죠.
네. 저희가 앞서서 의사소통 비용 얘기를 되게 많이 나누게 됐었는데 이 의사소통 비용이라는 거를 기용님이 어떻게 정의하고 계실까요?
제가 생각하는 의사소통 비용은 회사가 방향을 바꿀 때 구성원들에게 그 설명을 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느냐. 그거를 얘기하는 거고요. 기본적으로 스타트업은 방향이 계속 바뀐다고요. 오늘 왼쪽으로 가자고 하고 내일 오른쪽으로 가는 그런 일이 빈번한데, 이때마다 구성원들을 모두 설득하기 위해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쓴다 그러면 결국 속도가 안 나죠. 그래서 여기에는 강한 리더십도 필요하지만 팔로워십이 없으면 안 되더라고요. 흔히 얘기하는 디스어그리 앤 커밋. 나는 이 의견에 동의하진 않지만 헌신을 하겠다. 그런 사람들이 없으면은 결국 속도가 안 나고 의사소통 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에, 요즘처럼 세상의 변화가 빠른 세상에서는 이 의사소통 비용 줄이는 게 엄청나게 중요해지거든요.
그걸 위해서 리더가 불편한 대화도 꾸준히 한다거나 미션이나 비전을 얘기하는 것도 중요할뿐더러, 말씀해 주신 태도가 좋은 사람이 결국 중요하다고 깨달으셨던 부분들도 그래서 중요한 거 같아요. 그래야지 이제 말씀해 주신 디스어그리 앤 커밋도 그래서 가능한 거 같고요. 사실 기용님을 또 처음 보시는 분들도 많을 테다 보니까, 30년 가까이 이제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오셔서 실리콘 밸리에서 쭉 일해 주셨던 부분들도 한번 간단하게라도 짚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거든요. 사실 처음에 삼성전자에서 5년 정도 엔지니어로 일을 하셨잖아요.
한국에서 학사, 석사 마치고 삼성전자에서 5년 일을 했는데 그 시점에는 뭐 커다란 꿈이나 그런 건 전혀 없었어요. 그러다가 99년 말에 대학 동기가 스탠퍼드에 유학을 갔다가 석사 마치고 창업을 해서 흔히 얘기하는 대박을 치고 엄청난 금액에 팔았죠.
그때 닷컴 버블쯤이었잖아요.
그렇죠. 그 닷컴 버블을 잘 올라탄 친구인데 버블이 깨지기 전에 회사를 판 거예요. 1조가 넘는 금액에 회사를 팔았고, 두 번째 회사를 창업하면서 미국으로 오지 않겠냐. 그래서 그때 갑자기 선택지가 생겼고, 제가 결혼한 지 1년 좀 넘었을 때인데 삼성전자에서 입사 동기로 만난 와이프한테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 했더니 와이프가 더 적극적으로 미국에 가서 한번 살아보자. 돌이켜 보면 와이프가 서포터였던 거죠.
아, 그죠.
제가 했던 거의 모든 결정에 노라고 한 적은 없었으니까. 친구 덕에 넘어가서 처음 11년, 야후 7년 포함해서 검색 엔진 개발을 했고요. 야후 때 좋은 리더들 만나서 롤 모델이 되면서 리더십으로 제대로 가 봐야겠다는 생각 했었고, 리더십의 중요성은 야후 들어가기 전에 창업했을 때 깨달았죠. 이게 내 마음대로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는구나. 근데 그거에 대한 답을 찾진 못했고, 야후 다니면서 팀 빌딩하면서 그때 많이 배웠어요. 실수도 많이 했고. 그리고 나서 2012년에 11개월 정도 쉬고 그때
잠깐 커리어를 복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요. 그때 결심했던 거는 커리어 후반기에는 작은 회사들 중심으로 다녀야겠다. 큰 회사는 두 개 다녔으면 충분하다. 옛날 동료들이 일하는 작은 회사에 가서 일을 하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드는 곳에 있어야 되는구나. 커리어 후반기는 내가 임팩트를 낼 수 있는 작은 곳 중심으로 다녀야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그때가 40대쯤이셨잖아요.
마흔둘, 마흔셋, 네. 그때쯤이었고 그 뒤에 다닌 회사들은 다 작은 회사들이에요. 그리고 이력서를 내서 면접 보고 들어간 곳은 한 군데도 없어요. 다 지인 추천으로 들어갔었고 그 회사 중에 하나가 나중에 나스닥에 상장한 유데미였고 또 다른 회사는 야후에 팔린 폴리보어라는 회사였고요.
그래서 그렇게 하다가 한 2016년 정도부터 지금 하고 있는 활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게 엔젤 투자, 기업 자문, 커리어 코칭. 그때만 해도 제가 그런 일들을 풀타임으로 할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어요. 못할 거라는 거 인정하고 들어갔던 거. 손해 볼 생각하고 들어갔던 거. 그런 경험들이 어떻게 보면은 지금 제가 하는 일에 토대가 된 건데 아직 앞으로 한 20년 정도는 더 재밌게 일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특히 AI 시대에 미래를 예측한다는 거는 힘들잖아요. 하지만 전에 갖고 있지 않았던 꿈은 하나 생겼죠. 한국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고 싶다. 그런 꿈이 생겼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와서도 전국을 돌면서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했던 거고요. 안전한 선택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서 공부로 승부 보려고 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꿈이 무엇인지 많이 고민해 보고 행동으로 빠르게 옮기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면 좋겠다. 그게 제가 갖고 있는 꿈을 다르게 표현하면 그렇게 되는 거죠.
그런 과정에서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제 리더십의 자리에 서거나 아니면은 일찍부터 자기 인생의 리더십으로서 경험을 해야 되는데 이게 임팩트를 계속 내면서 간다는 게 초보로서 처음에 이제 타석에 섰을 때는 좀 부담이 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랬을 때 그러면은 그 부담을 어떻게 하면은 잘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저는 멘토를 찾는 게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혼자 고민하지 말라는 거. 저도 그렇게 하진 못했지만 제가 20대, 30대로 돌아간다고 하면 내 롤모델, 내 멘토를 찾아서 혼자 끙끙대지 않고 그러한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의견 들어보고 최소한 위안은 받았을 거. 제가 멘토 역할하면서 많이 느끼는 거 중에 하나는 한 사람이라도 잘 들어 주는 게 본인에게는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구나. 그거를 느끼게 돼서 저라면 혼자 고민하지 않고 주변에 터놓고 얘기할 사람이 누가 있나 찾아볼 거 같아요.
중요한 포인트일 거 같네요. 최근 들어서 실리콘밸리에서 진짜 또 대량 해고를 진짜 많이 하고 있는 추세잖아요. 보면은 몇백 단위에서 몇천 단위도 해고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공지능이 개인에게는 커리어나 리더십, 아니면 조직에게는 조직 구조나 일하는 방식을 다 엄청나게 많이 바꾸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저희가 '리더십 연습', 그리고 '커리어에서 실패는 나침반'이라고 말을 해 줬었던 이 상황에서 또 뭔가 업데이트되거나 혼란스럽게 바뀌고 있는 상황들이 조금 많은 거 같아요. 일단은 첫 번째로는 최근 들어서 특히 미국에서 이런 인공지능이 가져오는 개인의 커리어, 아니면은 조직의 리더십과 구조 변화 이런 것들이 어떤 게 있다고 보여지시나요?
하나 분명한 거는 뭔가를 만드는 것의 비용이 확 줄었죠. 그 얘기는 뭐냐면 만드는 전문성이라는 거는 옛날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거예요. 그러기 때문에 뭔가 하나를 아주 깊게 파면 안전해지지 않을까 착각하지 말아야 된다는 거고 그거보다 더 중요한 거는 나는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 사람인가.
그렇죠. 하나만 하는 조직이 아니라 한 조직이 기획부터 고객 서포트까지 다 해야 될 수도 있고 그 과정에 상당 부분을 한 개인이 맡아야 될 수 있는 거죠.
한 개인이 맡아야 될 수 있다고 보시는군요.
그렇죠. 그렇게 되려면 조직의 구조가 없어야죠.
되게 어떻게 보면 급진적인 이야기네요.
그죠? 그래서 이거는 큰 회사에서는 절대로 쓸 수 없는 방법이에요. 미국이건 한국이건 이미 조직 구조가 전문성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그래서 이런 변화는 작은 회사들, 새로 생기는 회사들에서만 할 수 있는 거고 그런 회사들에게는 AI가 기회가 되겠죠.
거기서는 리더십이 우리가 또 생각하거나 익히 아는 뭔가 보스냐 이런 느낌의 리더십하고는 또 다를 것 같기는 하네요. 확실히.
그렇죠. AI 시대의 리더십은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 그 부분에서는 똑같다고 보여지고요. 더 중요해지는 거는 판단력이 훨씬 더 중요해지게 AI의 결과물을 어떻게 판단할 것이냐. 여러 가지 방향이 있는데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냐. AI 시대에는 어떤 지식이나 정보가 주는 희소성은 높지 않잖아요. 하지만 여전히 판단력이라는 그 부분은 사람이 맡아야 되는 영역이고 무엇을 왜 하는가.
근데 약간 리더로서 판단을 해야 될 때 저희가 전통적으로 또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보기도 하잖아요. 근데 그러한 어떤 아이러니나 어떤 갭이 만들어질 때도 여전히 조금은 전문성은 조금 덜 중요할 수 있다고 보시는 거네요.
기술적인 전문성은 덜 중요한 거 같고요. 오히려 도메인이라는 전문성이 중요해진다고 보여져요.
어떤 의미일까요?
그러니까 제가 이번에 부산 가서 수산물 쪽 일하시는 분들하고 이야기하면서 깨달은 거는 이분들이야말로 도메인 전문성이 있구나. 이분들이 AI를 쓰면 다음 레벨로 가겠구나. 그게 로봇을 쓰는 것이건 무엇이건. AI 시대에는 저는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분명한 덕질을 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은 도메인 지식이 있는 거란 말이에요. 사람들이 AI를 쓰겠다라는 의지, 처음에 약간 헤매도 계속 쓰겠다라는 어떤 그런 자세만 있으면 훨씬 더 큰 결과를 낼 거 같거든요. 기업 관점에서는 오프라인이면 오프라인일수록 더 좋을 거 같고 뭔가 마찰이 있는 쪽에 전문성을 가진 회사라면 그런 회사들은 어떻게 보면 이미 영업망이 있는 거고 그런 회사들이 AI를 쓰면 정말 잘 되겠다.
그러니까 그런 마찰을 되게 잘 해소할 줄 이미 알고 있다면은 훨씬 그게 차별점이 되는 거겠네요.
오프라인으로 인한 마찰이건 규제로 인한 마찰이건 이미 그거를 뚫었고 영업망이 있고 유통망이 있는 곳들이 AI를 쓰면 훨씬 더 잘하겠구나. 그래서 저는 다음에 한국에 오면 제조업에 계신 분들 중심으로 만나볼 생각을 갖고 있어요. 그쪽에 계신 분들과 IT 인력들을 어떻게 연결하면 좋을까? 거기서 뭔가 큰 게 나오지 않을까?
특히나 인공지능이니까 IT 테크니션 자체는 좀 덜 중요하다고 보면 되겠네요.
그러니까 둘이 만나야 되는 거 같아요. 도메인을 잘하는 사람과 이러한 기술을 잘 아는 사람, 그게 만나야 되는 거 같고 개인 커리어 관점에서는 대학생들이라면, 만약에 대학을 가야 한다면 제 생각에는 복수 전공을 하는 게 맞는 거 같아요. 하나는 엔지니어링 쪽. 다른 하나는 문과나 자연과학. 내가 정말로 관심 있는 거. 그 두 개를 복수전공하면 조금 더 유능한 인간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갖고 있는 꿈을 달성하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원하는 것을 계속 원하는 게 어려운 시대가 됐다는 표현이 있거든요. 그래서 원하는 게 뭔지 알기도 어렵고 그걸 원해도 계속 원하는 게 좀 쉽지 않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되게 기억에 많이 남았어서 개인이나 작은 조직한테는 이거를 계속 알거나 아니면은 그걸 계속, 꿈이나 도메인이나 그런 어떤 덕질의 영역에서 그 덕질을 계속 하는 게 쉽지 않은 면도 있는 거 같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좀 도움이 될 만한 기용님의 관점이나 팁이 있을까요?
아, 그건 진짜 힘든 거 같아요.
그렇죠. 일단 힘들다는 걸 깔고 가야 되는군요. [웃음]
하나 분명한 거는 너무 빨리 포기하지 않는 거. 물론 언제 중단해야 되는지는 정말 힘든 거지만 충분히 하지 않고 포기한다라고 하면 후회할 확률이 확실히 높은 거 같아요. 뭐가 됐건 후회가 안 남을 정도로 최선을 다해 보는 거. 그게 필요하다고 보여지는데 시간이 될 수도 있고 내가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노력의 정도가 될 수도 있겠죠. 또 하나는 이런 걸 꼭 혼자 하려고 하지 말라는 거. 저는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표현 되게 좋아하는데 [웃음] 같이 할 사람들이 있으면 덜 외롭단 말이에요. 서로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거고. 그래서 이런 것도 뭔가 같이 할 사람들을 찾아보는 거.
어떻게 보면은 이렇게 개인 아니면은 작은 조직한테는 AI가 가져오는 이런 리더십이나 커리어의 변화들이 또 기회의 측면도 저는 분명히 큰 거 같은데 이미 있는 조직, 아니면 규모가 큰 조직 입장에서는 약간 현장에서의 혼돈도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특히나 이제 기업들 많이 만나시다 보니까 실제로 어떤 얘기들을 지금 많이 듣고 계시는가요?
결국은 채용, 평가, 보상으로 이어지는 거 같아요. 그 관점에서 AI를 어떻게 바라봐야 되는가? 근데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회사들이면은 조직 구조가 안 바뀌거든요. 그래서 이 문제는 저는 큰 회사들은 좋은 해답을 갖기가 힘들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아, 솔직하게 그런 말씀을 하시나 보네요.
그죠? 어느 정도 규모가 애매한 곳들.
근데 한 20명만 넘어도 힘들어지는 거 같아요.
아, 진짜요?
넘어도 사람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조인하잖아요. 그 바깥의 일을 할 생각이 있냐? 한 80% 정도의 사람은 그런 생각이 없을걸요. 그냥 나는 주어진 일 하나만 할 건데. 그래서 그 나머지 20%한테는 기회가 되는 세상이 될 거 같고. 빌더가 될 마인드셋을 갖고 있는 사람. 나는 기획부터 만들어서 고객까지 끌고 간다.
되게 지금 현재를 살고 있는 어떤 조직 구조에 관련해서 고민하는 담당자나 의사 결정권자들은 머리 아프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0%만 또 바라보고 갈 수는 없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저는 일단 작게는 비슷한 일을 하는 팀들을 하나로 묶어라. 예를 들면 프로덕트 매니저랑 디자이너를 한 팀으로 묶고 개발 팀을 다 하나로 묶어라. 백엔드, 프런트엔드 나누지 말고 흔히 얘기하는 풀스택으로 다 동작하게 그렇게 묶고 그게 잘되면요 프로덕트 매니저, 디자이너, 개발 다 하나로 묶고
아, 이게 순차적으로 이렇게 뭉치는 작업을 해야 되는군요.
그렇게 하고 그러면서 프런트엔드 개발자한테는 백엔드만 하는 게 아니라 디자인도 해라. 프로덕트 매니저한테는 기획만 하지 말고 직접 만들어라. 그런 형태로 역할을 통합해 나가는 형태로 바꾸는 거. 그게 하나의 방법인데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이거를 편해하진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요. 좀 연착륙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네요.
네. 그러다 보니 새로 생기는 회사한테는 아주 좋은 기회지만 레거시가 있는 환경에서는 쉽지 않을 거라는 거죠.
그래도 레거시가 있는 회사에서 요즘에 다 AX 얘기하면서 어떻게 하면 AI를 도입하고, 말씀해 주신 것처럼 쓰고 평가하고 이런 얘기를 되게 많이 하게 되는데 말씀해 주신 통합하는 방법 말고도 좀 다른 시도를 하는 곳들, 아니면 기용님이 생각했을 때 이런 포인트들을 더 살려야겠다 하시는 조직 구조나 일하는 방식에서의 포인트들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회사를 이끄는 대표 본인이 AI를 쓰지 않는다라고 하면 어느 누구도 따라오지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하나는 분명히 들고요. 이 도입이라는 게 조직 구조를 바꾸는 도입도 있지만 그 앞단에 선행돼야 되는 거는 작게라도 뭔가 석세스 스토리 형태로 만들어 보는 게 필요하죠. 어떤 제품 자체의 변화를 주는 거는 너무나도 큰 변화이고 뒷단에 백오피스에서 돌아가는 작업들, 재무나 법무나 HR에서 돌아가는 업무 같은 것들 자동화해 보는 거. 그런 작은 실험이 필요하죠.
네. 그거 잘 됐을 때 그거에 대해서 또 제대로 뭔가 인정하고 내부에서 계속 공유하는 그런
인정하고 공유하고 확장하고
확장하고. 그러니까 그냥 일단 써라보다는 약간 그런 시나리오들을 전반적으로 좀 고민을 해 봐야 되는 거네요. 기성 조직은요.
그렇죠. 당연히 오늘 한 얘기가 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AI 시대에는 큰 회사들이 힘들어지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분명한 해자를 가진 회사들이 아니라면은.
아까 말씀 주신 것처럼 미국에서의 큰 기업들 그리고 기성 조직들도 AI로 오는 변화에서 확 바뀌기도 어렵고 이거야말로 진퇴양난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창업가가 되지 않는 이상 그런 회사에 들어가야 되는 학생들을 또 마주하시다 보니까 이들은 지금 그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거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보신 게 있는지 궁금해요. 특히 미국에서 어떻게 또 다른지도 얘기 나눠 보면 좋을 거 같아요.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석사 과정 학생들이에요. 미국에서 취업하려고 온 미국인이 아닌 친구들이 90%가 넘고요. 그러다 보니까 영향을 더 많이 받는데 취업이 잘 안 되죠.
비자 문제가 생기죠.
비자 문제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로 문제가 더 많아요. 그래도 취업을 하는 친구들이 있긴 있죠. 그 친구들의 공통점은 뭐냐면 일단 안에서 공부만 하는 친구들은 아니에요. 밖으로 많이 나가고 뭔가 만들어 보고.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는 인도 친구였는데 처음 만날 때부터 자기가 다른 학생들하고 같이 살다 보니까 거기서 생기는 많은 충돌이 있다는 거예요. 누가 빨래할 거냐, 누가 음식할 거냐, 누가 치울 거냐. 그래서 그런 거 정리해주는 앱 같은 거를 만들더니 나중에는 그런 아이디어들이 생길 때마다 뭔가를 만들더라고요. 그러더니 나중에는 AR/VR 글라스 가지고 뭐 하는 앱도 만들고 그다음에는 학교 연구실에 자원해 가지고 로봇 관계된 일도 하고.
그러니까 이 친구는 학습 능력이 일단 뛰어났어요. 뭔가를 수능 공부하듯이 공부하는 건 아닌데 실전적으로 학습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바로바로 만드는구나. 이런 학생들한테는 여전히 기회가 있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냥 공부로 승부 보려고 하는 학생들한테는 점점 힘들어지는 세상이라고 보여지고 학벌이 옛날만큼 중요하지 않은 세상으로 바뀌고 있구나.
학생들의 이런 빌더로서의 리더십이 있는 학생이 결국 조직에 들어가서도, 기성 조직이든 작은 조직이든 거기서 또 AI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가 있겠네요. 가능성이 높겠네요. 사실 이렇게 보면은 모두가 약간 빌더가 되고 모두가 AI를 활용해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되는 시대가 된다라는, 가까운 미래일 수도 있고 먼 미래일 수도 있는 얘긴데 그러니까 이런 시대가 펼쳐지면은 좀 어떨 것 같으세요?
아, 이건 진짜 모르겠어요.
아, 그러세요?
그러기 때문에 제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중요한 건 현재에 집중하는 거고 이런 변화가 생겼을 때 패닉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빨리 따라가는 거고 AI를 나에 맞게 매일매일 쓰는 것도 필요하고요. 저한테 AI는 지금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용도, 그런 용도로 많이 쓰고 또 학생들 가르치니까 가르칠 때 커리큘럼 만들고 자료 만들고 그럴 때 또 많이 쓰죠.
또 기용님 스스로도 AI를 더 가깝게 두면서 쓰실 것 같아요. 계속 변화를 따라가려고 하시니까요, 아무래도. 그러면은 기용님, 저희 벌써 마무리를 해야 되는데 일단은 기용님이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그리고 혹시 또 책을 또 내실 계획은 없으실지 너무 궁금합니다.
한국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 주고 싶은 활동을 계속 해보고 싶고 관계돼서 책을 하나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게 있는데 그거는 스타트업에 관한 책. 또 한국과 미국에서 살다 보니 '한국 사람은 왜 질문을 안 할까?' 약간 그런 제목의 책을 쓰고 싶은 생각도 있고요. 하지만 지금까지 했던 일을 당분간은 계속 할 거 같아요.
그럼 마지막으로 '실패는 나침반'이라는 관점이 필요하신 분들이나 리더십을 연습해야 되는데 이제 막막하고 불안하신 분들, 이런 독자분들한테 만약에 마지막으로 조언을 해 주실 수 있다면 어떤 얘기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
긴 호흡으로 바라봤으면 좋겠고요. 우리에게 아직 굉장히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는 거. 현재에 집중할 줄 알았으면 좋겠고요. 그래서 하나 드리고 싶은 얘기는 혼자 고민하지 말라는 거. 주변에 친구가 됐건, 선배가 됐건, 내 롤 모델이 됐건, 멘토가 됐건 그러니까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들과 다양한 고민을 나눠 보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죠. 어떤 변화가 있건 받아들이고 빠르게 대응하는 그런 꾸준함, 평정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좋습니다. [음악] 사실 어떻게 보면 말씀해 주신 일종의 실마리, 아니면 롤 모델을 기용님이 그동안 써 주셨던 책에서 찾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또 오늘 팟캐스트로 이야기 나눈 내용들에서도 새로운 내용들이 많이 있어 가지고 이오서재 시청자분들한테 되게 좋은 영감과 용기가 [음악]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긴 시간 나눠 주셔서 기용님 너무 감사합니다.
예. 고맙고요. 세 번째 책도 곧 같이 써 보는 걸로.
아, 진짜요?
하시죠. [웃음]
저는 리텐션 있게 계속 불러 주시면 너무 좋죠. 너무 감사합니다.
네.
기사 게시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