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은 둘, 나머지는 AI: YC에 합격한 라이트앵커가 샌프란시스코에서 K뷰티를 파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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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라이트앵커(Light Anchor)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박상하, 김영도 두 사람이 창업한 회사다. 두 사람은 샌드버드에서 PM으로 일하다 나왔고, 3월 말부터 Y Combinator(YC) 스프링 배치에 참여하고 있다. 이 영상에서 두 창업자는 AI가 소비자 브랜드를 사람보다 더 잘 만들고 운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 두 명과 여러 AI 에이전트로 회사를 굴리는 일상, 한국인 30대 남성 둘이 K뷰티를 파는 상황, YC 합격 과정, 비자 문제로 무급으로 지내는 샌프란시스코 생활, 그리고 "사업을 잘하는 AI 모델"에 대한 구상을 차례로 이야기한다.

7 분 분량

타자 대신 마이크로 일을 시키는 회사

두 창업자는 자신들의 일하는 방식이 "아직까진 특이한 것 같다"고 말한다. 타자는 거의 치지 않고, 마이크에 대고 AI에게 말로 일을 시키는 것이 일상이다. 촬영 중에도 국가별로 만든 광고 소재의 간격을 고쳐 달라고 영어로 지시하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자 "You can do better"라고 되받는 장면이 나온다.

AI와 일하는 게 늘 매끄럽지는 않다. 에이전트가 가끔 대답이 없어서 제대로 일하고 있는지 물어봐야 하고, 그러다 보면 욕이 나올 때도 있다고 한다. 그래도 최대한 자제하려 한다. 이유는 AI에게 그렇게 대하는 습관이 들면 나중에 사람에게도 그렇게 대할 것 같아서라고 설명한다.

AI가 엔드투엔드로 운영하는 브랜드

라이트앵커가 풀려는 문제는 소비자 브랜드 운영이다. AI가 스토어나 브랜드를 처음부터 끝까지(엔드투엔드) 직접 운영하며 고객에게 제품을 파는 구조이고, 회사는 그런 AI 에이전트가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현재 가장 잘 되는 브랜드는 K뷰티다. 직접 만든 제품이 아니라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을 두 개 국가에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고 영상 제작은 아직 손이 많이 가는 영역이다. AI가 만든 영상에서 어색한 장면을 걸러내는데, 자세히 보면 팔이 세 개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창업자들은 이런 오류는 AI에게 말로 알려주기가 어려워서 계속 테스트하면서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브랜드가 시작된 과정도 실험에 가깝다. 처음에는 AI에게 브랜드 네 개를 고르게 했다. AI 에이전트에게 제너럴 매니저와 CEO 역할을 맡기고 1만 달러 예산을 주자, 에이전트들이 서로 토론해 네 개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중 하나가 K뷰티 마스크 사업이었고, 이것이 가장 잘 됐다. 창업자들은 "왜 팔리는지 아직도 이해를 못 하겠다"고 하면서도, 팔리면 되는 것 아니냐는 게 자신들이 내린 결론이라고 말한다.

앰플도 몰랐던 두 남자가 K뷰티를 판다는 것

두 사람은 K뷰티를 거의 모른다는 점을 숨기지 않는다. 앰플이라는 것도 작년에야 알았고, 토너가 무엇인지도 몰랐으며, 리쥬란이나 PDRN 같은 것도 전혀 몰랐다고 한다. 촬영 중 제작진이 아누아 어성초 77을 써 봤냐고 묻자 잠시 당황하는 장면도 있다. 박상하는 전날 '제나벨' 제품을 써 봤다고 하는데, 품질이 좋았다며 그 기준으로 접힌 포장이 얼마나 쉽게 열리는지를 들어 웃음을 샀다.

창업자들은 이 상황을 자신들의 사업을 설명하는 사례로 본다. 한국인 30대 남성 두 명이 K뷰티를 팔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지만, 바로 그 점이 AI가 무엇을 가능하게 했는지 보여준다는 것이다.

브랜드 수백·수천 개를 운영하는 구상

지금은 K뷰티로 시작했지만, 두 사람은 앞으로 다양한 브랜드를 만들어 그 수가 한 개가 아니라 몇백 개, 몇천 개가 될 것이라고 본다. 근거는 비용 구조다. 사람이 브랜드를 운영하던 시절에는 정보 전달과 커뮤니케이션에 비용이 들어서, 브랜드를 많이 운영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AI가 운영한다면 브랜드를 만드는 비용은 아예 없어진다고 창업자들은 말한다. 다만 제품을 실제로 전달하는 일은 아직 사람이 해야 하므로, 그 부분까지 바뀌려면 시간이 좀 남았다고 덧붙였다.

둘째 임신 소식을 들은 다음 주에 창업하다

두 사람은 원래 창업을 목표로 샌드버드에 들어갔다. 박상하는 창업하겠다는 입장이 분명했지만, 김영도는 고민이 컸다. 가족이 있고 곧 둘째가 태어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김영도는 둘째 임신 소식을 들은 바로 다음 주에 창업을 결정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한다.

김영도는 가족을 두고 올 수 있었던 이유를 오래된 계획에서 찾는다. 창업은 아주 어릴 때 하거나 아주 늦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일찍 결혼해 아이를 낳은 뒤 창업하는 쪽을 택했다는 것이다. 결혼하고 아이를 갖는 것은 이미 답이 정해진 일이라 인생에서 변수라기보다 상수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주변에서는 둘째가 나오는데 왜 나가냐고 했고, 그는 다른 오퍼도 받아둔 상태였다.

그때 그가 세운 기준은 "1원이라도 투자 받으면 나가자"였다. 김영도는 이것이 일종의 확신(conviction)이었지만, 파운더로서 좋은 태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고 돌아본다. 박상하는 그에게 확신은 외부에서 가져오는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서 생기는 것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고 한다. 그래도 김영도는 당시에는 그런 외부 신호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10분 만에 나온 첫 투자 의향과 "시장에 돈이 너무 많다"

바로 투자자를 만나기 시작했고, 처음 만난 투자자가 10분 정도 만에 투자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두 사람은 투자 세계가 좀 이상하다고 말한다. 한 명이 들어오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 들어오는 "눈치 게임"이라는 것이다.

그 대화를 마치고 택시를 타고 돌아오며 두 사람은 한 가지 결론을 내렸다. 첫째, 시장에 돈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지금은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뭔가를 얻어서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판단이었다.

창업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한 창업자는 생각보다 단순하다고 말한다. 보이면 그냥 하는 타입이고, 할 수 있으니까 한다는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이미 망했을 테지만, 지금은 컴퓨터를 켜고 타자만 치면 창업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고 말한다. 그래서 거창한 욕망보다는 할 수 있으니까 하고, 될 때까지 하는 타입이라고 자신을 설명한다.

YC 합격: 제품도 매출도 없이

YC에 대해 두 사람은 미국에서 가장 큰 액셀러레이터이고, 합격률은 약 1~2% 정도인 것 같다고 소개한다. 스트라이프나 에어비앤비 같은 큰 회사와 수많은 유니콘이 이곳에서 나왔다고 말한다. YC에 다니다 보면 옆자리에 연쇄 창업가나 유니콘 창업가가 앉아 있는 일이 흔하다고도 전했다. 촬영 중에는 오픈AI 행사에 다녀온 이야기도 나왔는데, 유명 인사를 "멀리서 봤고, 바로 뒤에 있던 적도 있어서 같은 공기를 마셨다 정도"라며 웃었다.

합격 통보 과정은 극적이었다. 보통은 전화로 연락이 오는데, 7시 반이 넘어도 전화가 오지 않았다. 두 사람은 떨어져도 달라질 건 없으니 하려던 일을 더 열심히 하자고 문자를 주고받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we would love to invest"라는 이메일이 왔다. 두 사람은 이 순간이 마법 같았고, 이런 일이 자신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한다.

제품도 매출도 없이 어떻게 합격했는지에 대해 두 사람은 경험을 이유로 든다. 지금 시장에서 AI 에이전트를 실제 프로덕션에 도입해 본 사람은 엔터프라이즈 쪽에도 많지 않다고 본다. 두 사람은 2~3년 전부터 AI 에이전트 제품을 만들며 고생한 경험이 있고, YC가 그 경험을 높게 평가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YC가 제품보다 "이 사람이 파운더가 될 수 있는 사람인가"를 보고, 자신들은 경험으로 그것을 증명했다는 해석이다.

YC에 대한 흔한 오해

두 사람은 YC가 선호하는 팀을 "작은 문제를 찾지만 큰 꿈을 가진 사람들"로 본다. 작년에는 우주에 호텔을 짓겠다는 회사와 포켓몬 카드를 리셀링하겠다는 회사가 모두 합격했다고 예를 든다. 보통 투자자는 시장 크기를 보지만, YC는 리포트로 시장 크기를 판단하기보다 뾰족한 문제에 파고드는 팀을 보고, 이들이라면 어떤 문제든 풀 수 있지 않을까를 기준으로 뽑는 것 같다고 말한다.

흔한 착각으로는 YC를 "창업 사관학교"처럼 여기는 시선을 꼽는다. 실제로는 들어가서 가르쳐 주는 게 없고, 필요한 것을 스스로 얻어 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한다. 가르침도 "ABC를 해라" 같은 지침보다는 철학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또 YC에 대단한 사람들만 모여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사람이 느끼기에는 열심히 하고 뭔가 하고 싶어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의지가 좀 더 강하다는 정도라고 말한다.

두 사람은 이렇게 경고하기도 한다. 아마 대부분의 회사는 잘 안 될 것이고, YC에 들어갔다고 잘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YC는 하나의 과정일 뿐 꼭 거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투자 없이도 훌륭하게 큰 회사가 많고, 투자를 받고도 잘 안 된 회사도 많다고 덧붙였다.

월세 500만 원 아파트, 무급 생활, 그리고 촬영 중 나온 비자

촬영은 박상하의 집에서 진행됐다. 샌프란시스코의 미션베이 지역으로, 오픈AI와 YC가 근처에 있고 월세는 500만~600만 원 정도라고 한다. 실리콘밸리 회사라고 하면 번쩍번쩍한 모습을 떠올리기 쉽지만, 많은 팀이 이렇게 하루하루 버티는 방식으로 지낸다고 말한다. 설명란에 따르면 두 사람은 거실에 에어매트를 깔고 자며 일한다.

두 사람은 비자 때문에 급여를 받지 못해 무급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런데 촬영 도중 이메일을 확인하다가 한 명의 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받았다. 두 사람은 "미쳤다"며 기뻐했고, 다른 한 명은 오늘 연락이 없으면 내일 오겠다고 말했다. 비자를 받아야 돈을 받을 수 있고 제대로,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전혀 하지 않던 걱정이라 낯선 기분이었는데, 그 기분이 드디어 사라지면서 이곳이 정말 자신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왜 한국이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인가

한국과 미국 중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두 사람은 시장 크기를 떠나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 근처에 있는 게 정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한 창업자는 6개월 전만 해도 한 곳에서 창업하면 되지 않나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다 최근 본 영상에서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르네상스에 빗댄 이야기를 들었다. 르네상스 때 사람들이 어디에 모여 있었는지 떠올리면 답이 보이듯, 시대마다 그런 장소가 있고, 지금 AI가 가장 뜨겁다면 샌프란시스코에 와야 한다는 결론이었다고 전한다. 다만 영상을 끝까지 보지는 않아서 그게 결론이 아닐 수도 있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미국행의 어려움도 강조한다. 마음을 크게 먹지 않으면 힘들고,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파운더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미국인에게도 미국에서 사업하는 건 어렵고, 한국인에게는 더 어렵다. 그 어려움은 삶의 위협 같은 게 아니라 일상적인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고, 자신을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는 어려움이다. 이런 일상의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매일 도전할 수 있어야 미국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두 사람은 말한다.

자정 이후의 일과 팀의 원칙

밤 12시는 두 사람에게 자는 시간이 아니라 씻고 각자 일하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이때 두 사람은 투자자에게 거절당한 횟수를 몇 번이라고 쓸지, 펀드레이징과 매출, 조달 금액 같은 항목을 어디까지 자세히 적을지 상의한다.

팀의 가치로는 "너무 깊게 고민하지 말자"를 든다. 무엇이 맞고 틀린지 깊게 따지기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빠르게 해보자는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인다. 매일 하다 보면 된다는 믿음과 함께, 변하지 않는 믿음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를 코어 밸류, 누군가는 테넷이라 부르겠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세상은 무엇인지, 무엇을 믿고 무엇을 버리면 안 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지금 단계에서 "비전"이라는 말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고, 그냥 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네 개 모델의 광고 대결: 사업을 잘하는 모델은 아직 없다

두 사람은 AI가 좋아질수록 자신들의 사업도 좋아진다고 보며, 진행 중인 실험 하나를 보여준다. 오퍼스, GPT, 제미나이, GLM 네 개 모델에게 같은 사업을 하나 맡기고, 광고를 만들며 최적화하게 하는 비교 도구다. 각 모델에게 예산을 주고 3일 동안 알아서 돌리게 한 뒤 CTR(클릭률)을 비교했다. 화면상으로는 제미나이가 3.3%로 1등이었다. 창업자들은 대부분 제미나이가 잘하는 편이라고 말하면서도, 이번에는 GLM도 잘했고 CPC 같은 지표로는 더 좋았다고 전했다. 제미나이가 앞서는 이유는 구글이 광고를 많이 하는 회사라서일 수 있다고 추측한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실험을 하다 보니 드러난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 실험을 하는 이유는 모델에도 전문 분야가 생길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코딩을 잘하는 모델, 디자인을 잘하는 모델이 있듯 사업을 잘하는 모델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모델은 아직 없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코딩 모델은 코드를 기반으로 학습했고, 초기 GPT는 인터넷을 크롤링한 검색 기반이었다는 점을 들어, 사업 역량에 특화된 학습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본다. 그래서 사업을 잘하는 모델을 만드는 회사가 어쩌면 자신들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안 될 이유가 없다"는 논리

두 사람은 자신들의 방향에 대해 안 될 이유가 아예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AI는 개발과 디자인을 잘하고, 사람보다 훨씬 많이, 빨리, 오래 일할 수 있다. AI 발전 속도는 어차피 더 빨라질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사업은 AI가 조금만 좋아져도 성과가 더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잘될 이유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안 될 이유가 없다면 세상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흘러가지 않겠느냐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큰 그림을 그릴 때 설레냐는 질문에는 설레고 재밌다고 답한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이러다 꿈속에만 머무는 건 아닐지 걱정도 했지만, 이야기하다 보니 말하는 대로 되더라고 말한다. 말하고 상상하다 보면 행동이 따라오고, 그게 현실이 되니 계속 상상하기만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채용: 뷰티에 미쳤거나 AI에 미친 사람

마지막으로 채용 계획을 묻자 두 사람은 지금 뷰티를 하고 있으니 뷰티에 미친 사람이나 AI에 미친 사람을 찾는다고 답한다. 둘 다에 미친 사람이면 가장 좋다고 한다. AI로는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1인 창업가가 1조 원짜리 회사를 만드는 세상에서 K뷰티나 뷰티로 그런 꿈을 꾸는 사람, AI로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이 지원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덧붙여 자신만 풀고 싶은 문제, 자신만 깊게 고민해 온 문제가 있고, 그 문제를 지금까지 어떻게 풀어왔는지 보여줄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더욱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