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기다리기보다 '축적과 발산'을: 신수정 대표가 말하는 셀프 브랜딩과 AI 시대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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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임팩트 리더스 아카데미 대표 신수정은 성실하게 일하면서도 정당한 결과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두 가지를 말한다. 하나는 실력을 쌓는 일과 드러내는 일을 순서대로가 아니라 동시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AI 시대가 오히려 성실함과 꾸준함의 가치를 다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창업과 경영 경험, 연구 사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근거로 이 두 주장을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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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과 '페이스북의 현인'이라는 별명

신수정 대표의 첫 직장은 글로벌 기업 HP였다. 이후 삼성SDS에서 1년 정도 일하다가 한 선배의 제안으로 세 명이 함께 나와 회사를 공동 창업했고, 그 회사를 엑시트했다. 그다음에는 SK 계열의 작은 벤처에 들어가 약 12년간 경영자로 일했고, 이후 KT에서 대규모 사업을 맡았다.

'천만 직장인의 멘토', '페이스북의 현인'이라는 별명은 2014년부터 해 온 페이스북 활동에서 생겼다. 그는 일하면서 겪고 배운 것들을 주말마다 꾸준히 올렸다. 처음 몇 년은 반응이 거의 없었지만, 점점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 늘어 팔로워가 3만 명을 넘었다. 누군가 먼저 그를 '페이스북의 현인'이라고 불렀고, 그 말이 널리 쓰이게 됐다고 한다. 정작 본인은 '현인'이나 '어른', '선생' 같은 표현이 부담스럽다며 '트랜스포메이션의 파트너' 정도가 좋다고 말한다.

성실한 사람들이 뒤처지는 이유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체로 성실하고 착하며 꾸준히 배우는 이들이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공통된 생각이 있다고 그는 말한다. 꾸준히, 열심히만 하면 언젠가 잘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 결과 가진 것이 많지 않은데도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에게 계속 밀리게 되고, 그는 이런 모습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이런 현상을 한국 사회의 변화로 설명한다. 예전에는 한 직장에 오래 다니면서 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하면 승진도 하고 성장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드러내 부를 이루고 회사를 키운 사람, 즉 인플루언서가 크게 늘었다. 그래서 그는 성공의 공식이 바뀌었다고 본다. 과거에는 묵묵히 쌓으면 언젠가 잘될 것이라고 믿을 수 있었다면, 지금은 자신이 가진 역량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무언가를 이룰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축적 후 발산'에서 '축적과 발산'으로

그는 이전 책에서 '축적 후 발산'이라는 표현을 썼다. 힘들어도 꾸준히 쌓다 보면 언젠가 터져 나온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더 자세히 관찰해 보니 '축적 후 발산'보다 '축적과 발산'이 더 맞는 표현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한다.

근거로 든 것은 성공을 연구하는 물리학자 바라바시의 미술가 연구다. 작품을 잘 팔고 부유해진 화가들을 살펴보니, 뉴욕의 일류 화랑에서 전시한 경험이 있는 화가가 성공할 확률이 높았다. 그렇다면 어떤 화가가 일류 화랑에 전시할 가능성이 높은가. 연구는 두 그룹을 비교했다. 한 그룹은 집 근처의 특정 화랑에서만 전시한 화가들이었다. 다른 그룹은 유명한 곳이 아니더라도 집 주변은 물론 이탈리아, 스위스 등 여러 곳에 작품을 펼쳐 보인 화가들이었다. 그 결과 후자가 최고의 화랑으로 이어질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신수정 대표는 이 결과를 이렇게 해석한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자기 주변에만 머물면 그 뛰어남을 알아볼 사람이 없다. 반면 자신을 여러 곳에 발산하면 누군가 발견해 줄 확률이 커지고, 성공으로 가는 길에 들어서기도 쉬워진다. 그는 바라바시가 성공은 '퀀티티(quantity)', 즉 얼마나 많이 시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제로 투 원 단계: 100여 곳을 찾아다닌 창업 초기

그는 첫 창업 경험을 예로 든다. 세 명이 공동 창업한 회사는 정보보안(사이버 시큐리티) 컨설팅을 했다. 아이템이 좋았기 때문에 금방 자리를 잡을 줄 알았다. 하지만 한두 고객에게 알렸을 때는 계약이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실망하던 끝에 그들은 최대한 많은 곳에 제안하고 설명해 보기로 했다. 그는 실제로 100여 곳을 찾아다니며 프레젠테이션을 했던 것 같다고 회고한다.

3~4개월쯤 지나 한 대형 보험회사가 계약을 맺었다. 서비스를 제공하고 효과가 나타나자 본격적인 '발산'이 일어났다. 나머지 보험사들이 모두 그 서비스를 도입했고, 이어서 증권사로도 확장됐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제로 투 원' 단계에서는 "미친 듯이" 발산해야 한다고 말한다. 회사를 세우고 제품을 만들어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고객, 파트너, 도와줄 사람, 투자자를 끊임없이 만나 알리고 피드백을 들어야 한다. 축적을 마친 뒤 한참 있다가 발산하는 것이 아니라, 축적하는 과정에서 계속 발산해야 나중에 큰 발산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것이 책 제목을 '축적과 발산'으로 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원 투 텐 단계: 자격증 수기 한 편이 영업을 대신하다

다음 사례는 약 50명 규모였던 SK 계열 회사에 합류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해외 보안 자격증(그는 'CISP'라고 불렀다)이 한국에 들어왔는데, 그는 취득자가 10명도 되지 않던 시기에 이 자격증을 땄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취득할 수 있는지를 정리해 글로 올렸다.

그 분야의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읽었다. 그 덕분에 회사가 특별히 영업을 하지 않았는데도 고객사들이 회사의 서비스를 알게 됐고, 실제로 서비스와 상품을 구매했다. 이후에도 그는 해외 컨퍼런스에 다녀오면 그곳에서 본 트렌드를 글로 정리해 올렸다. 그러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회사를 알게 됐고, 트렌드를 이끄는 회사로 인식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자격증 성공 수기를 나눈 작은 씨앗이 계속 커져서, 영업을 하지 않아도 고객이 찾아오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한다. 그래서 나눔이 곧 발산이며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한 발짝만 앞서 있으면 된다"

로스쿨을 졸업한 조카가 합격자가 너무 많은 상황에서 어떻게 커리어를 쌓고 발산할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지금부터 가진 노하우를 표현해 보라고 조언했다. 조카는 실력이 없는데 어떻게 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고등학생 과외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라고 답했다. 대학 교수가 아니라 대학교 1학년이다. 한 발짝만 앞서 있으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뜻이다. 1년 차라면 막 로스쿨에 들어와 고민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준비가 돼야만 발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영원히 발산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지금부터 작은 발산을 거듭 연습해야 큰 발산이 이뤄지고, 전문성을 보여 줄 수 있으며, 결국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AI 시대의 역설: 바둑계가 보여 준 것

AI에 대한 이야기는 장강명의 책 『먼저 온 미래』에서 시작한다. 이 책은 AI가 바둑계를 어떻게 바꿨는지 다룬다. 신수정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이세돌 이후 AI가 들어오면서 바둑계의 규칙과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과거 바둑에서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천재성이 있었고, 최고의 스승에게 지도받을 수 있는 엘리트 기원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AI는 이 틀을 깨뜨렸다. AI 자체가 더 훌륭한 스승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좋은 스승을 만나지 못해 실력이 늘지 않던 사람들, 예컨대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나 여성 기사들이 AI를 통해 실력을 키울 기회를 얻게 됐다고 그는 전한다.

그는 이 사례를 직장인과 창업가에게도 적용한다. 과거에 기회가 부족했던 사람들이 AI 덕분에 오히려 훨씬 큰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배경이 없거나,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했거나, 좋은 파트너를 만나지 못했던 문제의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그는 본다.

그리고 그는 여기서 역설적으로 가장 중요한 능력이 드러났다고 말한다. 천재성이 아니라 절대적인 시간, 즉 꾸준함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 성실함과 꾸준함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AI 시대가 되면서 오히려 이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이유는 AI로부터 꾸준히 피드백을 받으며 계속 해 나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천재성이 필요한 게 아니라 엉덩이 힘이 필요한 시대"라고 표현했다. 더 많은 시간을 들이고 성실하게 열심히 하는 것이 AI 시대의 성공 비결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두려움과 기회: SBS PD의 이야기

그는 AI 시대에 창업자와 직장인들이 공통으로 던지는 질문이 단순하다고 말한다. 가장 큰 것은 두려움이다. AI가 내 직무를 대체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는 이런 걱정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예로 든 것은 몇 년 전에 만난 SBS PD의 이야기다. 그 PD는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고, 많은 스태프와 좋은 장비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런데 유튜버 한 명이 만든 콘텐츠가 그 많은 자원을 들인 자기 콘텐츠보다 조회수도 구독자도 훨씬 많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후 그 PD는 회사를 그만두고 자기 사업을 시작했다. 신수정 대표는 AI도 이와 같다고 본다. 한쪽에서는 무언가를 무너뜨리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더 큰 기회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빨라진 사이클, 그리고 진짜 위험한 사람

그는 AI로 인해 축적과 발산의 사이클이 훨씬 빨라졌다고 본다. 과거에는 방송국에 들어가 스태프로 오랫동안 일하며 축적하고, 수십 년이 지나서야 자기 일을 할 수 있었다. 이 사이클은 인터넷 시대에 한 번 빨라졌고, AI 시대에 더 빨라졌다. 축적하고, 발산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 엄청나게 빨라진 것이다. 그는 이 변화의 장점으로 실험이 훨씬 효과적이 되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예전보다 다양한 기회를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그는 흥미로운 점도 하나 짚는다. 두려워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정말 문제가 되는 사람은 두려워하지도 않는 사람, 즉 변화를 아예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변화를 알아차리고 있다면 괜찮으며,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맺으며: 움츠린 시간은 낭비가 아니다

신수정 대표는 신간 『축적과 발산』이 이날 나눈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고 소개하며 이렇게 마무리했다. 축적의 시간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 개구리가 한 번 뛰기 위해 몸을 움츠리는 것처럼, 자신의 잠재력과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시간이다. 행동하고, 시도하고, 축적하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것이 레버리지가 되어 도약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자신 있게 자신을 발산하고 주위에 나누면 보답이 돌아올 것이라는 당부로 이야기를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