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대화는 빨리 꺼낼수록 쉬워진다: 한기용이 『결정적 순간의 대화』에서 얻은 원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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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한기용의 나침반'의 한기용은 리더로 일하며 겪은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로 "어려운 대화를 어떻게 꺼낼 것인가"를 꼽는다. 이번 영상에서 그는 야후(Yahoo)에서 매니저가 된 뒤 도움을 찾다가 만난 책 『Crucial Conversations』(한국어판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소개한다. 그는 지금도 누군가와 어려운 대화를 해야 할 때마다 이 책을 다시 꺼내 본다고 말한다. 그가 가장 강조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말로 꺼내기까지 걸리는 '지체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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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을 미루다 맞은 해고의 순간

한기용이 이 책을 읽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야후 재직 시절 팀원 한 명을 해고해야 했던 일이다. 그는 이 팀원에게 먼저 피드백을 주지 못했다고 털어놓는다. 어려운 대화였기 때문에 계속 뒤로 미뤘다는 것이다.

결국 좋은 평가가 나가지 않았고, 상황이 악화되면서 해고로 이어졌다. 그동안 나쁜 피드백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으니 당사자의 반응이 좋을 리 없었다. 마지막에 그 팀원은 매우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 모습을 보며 한기용은 처음으로 "피드백을 주는 훈련을 해야겠다"고 깨달았다고 한다. 그가 이 경험에서 끌어낸 결론은 이렇다. 아쉬움을 얼마나 빨리 표현하느냐가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핵심 개념: 지체 시간을 줄여라

한기용은 책의 한 대목을 인용한다. 대화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은 문제가 발생한 시점부터 관련자들이 솔직하고 정중한 방식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라는 내용이다.

그는 이를 부부싸움에 빗대어 설명한다. 초반에 "미안하다" 한마디만 하면 별일 아니었을 문제도, 아무 잘못이 없는 것처럼 버티다 보면 며칠씩 말을 안 하는 이상한 상황으로 커진다. 평소에도 비슷한 생각을 해 왔지만, 책을 읽은 뒤 분명히 강화된 습관이 있다고 한다. 상대에게 미안한 행동을 했다고 판단되면 빨리, 명확하게 말하는 것이다. 말실수를 한 것 같거나 상대의 의도를 잘못 해석했다는 판단이 들면 곧바로 가서 인정한다. 그는 이런 태도가 오히려 인간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한다.

지체 시간이 길어질 때: 공동창업자들이 갈라서는 과정

지체 시간이 길어지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설명하기 위해 한기용은 공동창업 사례를 든다. 공동창업자들은 사업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어떤 기능을 추가할지를 두고 의견이 다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꺼내기가 불편해서, 어떤 결정이 몹시 찜찜했는데도 표현하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한 번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면 감정 싸움으로 바뀐다. 처음에는 같은 방향으로 뛴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방향이 어긋나고, 상대에 대한 미움이 커지다가 결국 헤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그는 말한다.

이것은 그의 경험이기도 하다. 한기용은 20여 년 전 자신을 포함한 네 명의 공동창업자와 창업을 했고, 그때 여러 실수를 했다고 회고한다. 그중 하나가 상대에 대한 아쉬움을 빨리 말로 표현하지 않은 것이었다. 속으로는 "공동창업자를 잘못 만났다"며 욕하면서도 겉으로는 말하지 않았다. 그 뒤로도 많은 공동창업자 사이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을 봤다고 덧붙인다.

머릿속에서 키워 가는 '나만의 이야기'

한기용은 상대에 대한 미움이 커지는 이유가 우리가 '우리만의 이야기'를 발전시켜 나가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본다.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데도 상대를 나쁜 사람으로 빠르게 단정하고, 그 이야기를 매일 더 강화한다는 것이다.

책은 여기에 대한 처방도 제시한다. 혼자서 상대를 욕하거나 험담하고 있다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스스로 상상해서 만든 이야기인지 점검해 보라는 것이다. 한기용은 이 부분이 책에서 가장 공감한 대목 중 하나였다고 말한다.

그는 예를 하나 든다. 하는 일은 없는데 매일 승진을 요구하는 팀원이 있다고 하자. 잘못된 시선은 "양심도 없네, 한 것도 없으면서 왜 승진을 요구하지?"라고 보는 것이다. 이렇게 관점이 고정되는 순간, 상상이 계속 더해져 상대를 점점 더 이상한 사람으로 만든다. 반대로 관점을 바꿔 긍정적으로, 코칭의 측면에서 바라보면 대화의 방향이 달라진다. "이 친구가 지금 위치에서 승진이 가능한 미래로 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미래에 기대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피드백이 된다는 것이다. 한기용은 이것이 빨리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라고 정리한다. 혼자 속으로 상대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며 더 나쁜 사람을 만들지 말고, 이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긍정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어리석은 선택'이라는 함정

사람들이 어려운 대화를 불편해하는 또 다른 이유로 한기용은 선택지가 두 개뿐이라고 믿는 태도를 꼽는다. 불편함을 참고 억지로 사이좋게 지내거나, 불편함을 말해서 관계를 망가뜨리거나 둘 중 하나라는 생각이다. 책은 이를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부른다. 한기용에 따르면 이 둘은 양자택일이 아니다. 마음속 불편함을 이야기하면서도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그는 실제로 매니저로서 겪은 사례를 소개한다. 대학원을 마친 사람을 직접 채용했고, 그 팀원은 5년 동안 일을 매우 잘해서 두 번 승진했다. 그런데 두 번째 승진 이후 단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팀원은 완벽주의 성향이 강했고, 그 완벽주의 덕분에 두 번 승진하고 인정도 받았다. 하지만 시니어가 된 뒤로는 완벽주의가 발목을 잡았다. 한기용은 많은 경우 본인의 장점이 어느 시점부터 단점이 된다고 말한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대부분 반응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에, 말하기로 마음먹고도 주저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관계를 유지하려면 완벽주의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그 팀원이 인정받지 못하고, 그가 이끄는 프로젝트도 잘 안 될 것이라는 걱정이 있었다. 결국 그는 막상 꺼내 보면 의외로 쉽게 풀릴 수 있다는 점을 알기에 빨리 이야기하기로 했다.

그가 전한 내용은 이랬다. "지금 네가 리딩하는 프로젝트들의 우선순위를 판단해서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를 기대했는데, 요즘 보면 모든 걸 다 열심히 하고 있고 완벽주의의 함정에 빠진 것 같다." 팀원은 처음에 약간 놀라고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지만, 몇 번 이야기를 나누자 금방 이해했다고 한다. 이 경험을 통해 한기용은 자신이 느낀 불편함이 사실은 마음속 걱정 정도였고, 말로 꺼내 보니 별문제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커리어 후반기에 이런 깨달음을 얻은 사례가 많았다고 말한다.

대화를 꺼내기 전 점검할 두 가지

한기용은 어렵고 불편한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늘 확인해야 할 전제 두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의도와 목적이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나만을 위한 것인지, 상대도 위한 것인지를 따져 봐야 한다. 대화의 목적이 공동의 목표를 향하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그는 이 기본 전제가 깨지면 대화가 제대로 흘러갈 수 없다고 말한다.

둘째는 예의다. 인신공격을 하거나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말하면 대화가 잘 진행될 수 없다.

침묵형인가, 공격형인가: 자기 성향 파악하기

한기용은 어려운 대화 앞에서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 빨리 파악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책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은 침묵하거나 말로 공격하거나 둘 중 하나에 빠진다.

그는 자신이 침묵형이었다고 밝힌다. 침묵형의 문제는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지만 속으로 곱씹으면서 상황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스스로 침묵형이라고 판단된다면 지체 시간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반대로 말로 공격하는 스타일이라면 이미 지체 시간은 짧은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는지,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 있는지를 더 신경 써야 한다고 그는 조언한다.

얼라인이 안 되는 매니저와의 대화: '매니지 업'

한기용은 자주 받는 질문 하나를 소개한다. 얼라인이 안 되는 매니저와 일하고 있는데, 이 매니저를 설득해야만 일이 되지만 설득 자체가 불가능해 보인다는 고민이다. 그는 커리어가 발전할수록 매니저와 얼마나 잘 맞느냐가 점점 중요해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실리콘밸리에는 '매니지 업(manage up)', 즉 매니저를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는 표현도 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든다. 클라우드를 무척 싫어하던 상사가 있었다. 클라우드가 없으면 서비스를 확장할 때 하드웨어를 사서 설치하고 소프트웨어를 까는 과정을 모두 거쳐야 하고, 그러면 6개월은 쉽게 걸린다. 반면 클라우드 같은 서비스를 쓰면 버튼 하나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그가 깨달은 것은, 누군가 어떤 것을 싫어한다면 그것과 관련된 나쁜 경험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를 알고 나서 그는 접근 방식을 바꿨다. 클라우드가 그렇게 나쁜 것이 아니며, 작게 실험해 보고 괜찮으면 조금씩 확장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도입하지 않아서 생기는 여러 문제도 함께 이야기했다. 무엇보다 말의 톤을 바꿨다. 매니저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맡은 일을 잘하려면 이런 도움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한 것이다.

한기용은 이렇게 정리한다. 상대를 비난하기보다 "이분은 어떤 경험을 했길래 이렇게 생각할까?"를 먼저 떠올린다. 그리고 행동을 바꿔 달라고 요구하는 대신, "도움이 필요한데 지금 이런 관점 때문에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듯 표현한다. 그의 경험상 이런 방식이 훨씬 잘 통했다고 한다.

다만 그는 이 방법이 모든 상황에서 통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긋는다. 그럼에도 이런 노력을 해 봤는지 여부는 다음 행보를 결정할 때 매우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고 말한다. 반대로 너무 빨리 단정 지어 버리면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덧붙인다.

이 책을 권하는 이유

마무리에서 한기용은 리더십 책이 수없이 많은데도 이 책을 특별히 추천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 책은 단순히 말 잘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리더 안에 숨은 오만함과 두려움, 그리고 상대를 이기려고만 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계속 직면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리더라는 자리가 외롭다고 말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던진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돌아오기도 하고, 감당하기 힘든 책임감 때문에 입을 닫고 싶어질 때도 있다. 그래도 미래는 오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며, 그 미래는 오늘 마주할 불편한 대화 속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그는 이 책을 책상 위 잘 보이는 곳에 두고, 길을 잃었다고 느끼거나 누군가와의 대화가 두려워질 때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 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대화가 비난이 아닌 해결로, 갈등이 아닌 성장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는 말로 영상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