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도 70%의 벽을 그래프와 온톨로지로 넘으려는 인포시즈

YouTube에서 열기 ↗
개요

생성형 AI를 도입한 기업들이 아직도 기본적인 검색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다큐멘터리는 그래프 기술과 온톨로지로 이 문제를 풀겠다는 기업 인포시즈(INFOCZ)의 대표와 구성원들의 인터뷰로 구성된다. 이들은 기업 데이터가 흩어지고 파편화된 것이 근본 원인이며, 데이터를 모으고 연결하는 그래프 기술이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보안, 도면 인식, 보험 약관, 반도체 생산 계획 같은 실제 프로젝트 사례와 함께 이 주장을 설명한다.

10 분 분량

벡터 RAG 이후에도 남은 문제

대표는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를 도입했지만 가장 기본적인 검색 기능조차 잘 작동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한다. 그 이유로 기업 내부 데이터가 흩어져 있거나 파편화되어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는다. 생성형 AI 도입 초기에는 벡터라는 기술적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대표에 따르면 이 방식은 2024~2025년 사이 크게 유행하며 기업에 적용되었다. 그런데도 환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정확도는 약 70% 선에 머물러 있다고 그는 말한다.

대표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환각을 없애고, 흩어진 데이터를 모아 연결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본다. 그 기술이 그래프라는 것이다. 그는 영화 〈아바타〉에서 나비족이 서로, 그리고 주변의 모든 것과 연결해 힘을 끌어내는 장면을 예로 든다. AI 시대에는 주변의 모든 것이 네트워크 형태로 연결될 때 큰 힘을 발휘하게 되며, 그 장면이 이를 보여 주는 전형적인 예라는 설명이다. 인포시즈는 그래프 기술을 꽤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다. 현재는 플랜트, 반도체, 금융, 공공 등 여러 산업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가 소개한 최근 사례는 다음과 같다.

  • 반도체 분야의 보안 위협을 그래프로 정밀 탐지하는 프로젝트
  • 반도체 생산 계획 최적화
  • 국가 최고 기관의 정보를 구조화하는 작업
  • 석유화학·에너지 분야의 도면 인식

보안 기업에서 그래프 기업으로

인포시즈는 보안 전문 기업으로 출발했다. 대표는 보안이 IT에서 난이도가 높은 분야이면서 동시에 거대한 빅데이터 분야라고 설명한다. 보안 일을 하면서 그는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주변의 여러 정보가 연결된다면 몰랐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평소 많이 했다고 한다. 그 생각에 딱 들어맞은 것이 그래프 이론과 그래프 기술이었고, 그래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대표에 따르면 2025년을 넘어서면서 그래프 기술이 벡터 RAG 이후의 대안으로 전 세계적으로 떠올랐다. 이를 계기로 많은 회사가 인포시즈에 연락해 오기 시작했다. 또 올해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받았다고 밝힌다.

계약을 포기한 결정

대표는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 한 대기업과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든다. 인포시즈는 수주 전까지 많은 공을 들이고 투자했다. 그런데 수주가 확정되어 계약하는 시점에 해당 기업이 솔루션의 모든 소유권을 자신들에게 넘기라고 요구했다. 대표는 열흘 넘게 고민한 끝에 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프로젝트 비용을 한 번 받는 것은 좋지만, 그렇게 하면 기술 자체에 대한 주권을 되찾기가 매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들인 투자와 노력이 컸기에 재정적 타격도 매우 컸다고 대표는 말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자체 기술력을 지킬 수 있었고, 이를 계기로 더 발전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이 결정이 지금의 인포시즈를 만든 기본적인 모태가 되었다고 평가한다.

비전 기술 없이 뛰어든 도면 인식

도면 인식 사업의 출발도 대표가 직접 이야기한다. 자막에 'S4'로 표기된 고객사와 미팅했을 때, 고객사는 매번 3,000장 정도의 도면을 받아 오는데 이를 빠르게 인식할 방법을 6개월 넘게 찾고 있다고 했다. 대표는 그래프 데이터베이스로 읽어 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고객사가 가능하겠냐고 묻자 가능하다고 확실하게 답했다.

회사로 돌아와 내부 인력에게 이야기하자 "그렇게 다 한다고 하시면 어떡해요"라는 반응이 돌아왔다. 한 구성원의 회상에 따르면 당시 회사에는 비전 기술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일단 해 보겠다고 시작해 도메인 관련 논문과 비전 인식 분야의 기존 시도를 닥치는 대로 찾아 읽으며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해 보니 되었다고 한다. 대표는 고객사가 크게 놀랐다고 전한다. 고객사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회사들과 일해 왔는데도 그래프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을 아주 새로운 방법으로 보았고, 이것이 대기업이 인포시즈를 선택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플랫폼 리드: 경험을 자산으로 만드는 일

플랫폼 리드이면서 FDE(Forward Deployed Engineer)를 겸하는 윤은 씨는 자신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한다. 여러 온톨로지 프로젝트에서 반복되는 공통 니즈를 일반화해서, 어느 현장에 가더라도 그 지점에서 출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자막상 'AId'라고 불리는 기능을 만들고 있다. FDE들이 어떤 고민을 했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전사적으로 모으는 기능이다. 앞으로 기업들의 더 깊은 고민으로 들어가게 될 때 출발점이 충분히 앞에 있을 수 있도록 경험을 자산화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그가 입사 후 처음 맡은 일은 보험 약관 챗봇이었다. 보험에서는 약관 안의 문단 하나를 찾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그는 설명한다. 사람이 판단할 때 반드시 함께 참조해야 하는 문단들이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이를 그래프로 모델링해 필요한 정보를 모두 모아 답변하는 챗봇을 만들었고, 그래프를 쓰면 벡터 RAG보다 답할 수 있는 것이 확실히 많아진다는 효과를 체감했다고 한다.

다음으로 맡은 공공기관 프로젝트는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어려웠다고 그는 말한다. 어떤 문서를 쓸지, 어떤 질문을 할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비정형 문서를 그래프로 만들고 이에 대응하는 챗봇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였다. 당시는 비정형 데이터에 그래프를 쓰기 시작하던 때였고, 온톨로지는 더욱이 어디에도 정답이 없던 때라 여러 시도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 경험 이후 "문제를 반드시 먼저 정의하고 그 문제를 풀 방법을 찾는다"가 그의 규칙이 되었다.

현재 그가 가장 어렵다고 여기는 과제는 설계 에이전트다. 인포시즈가 잘하는 도면과 비정형 문서를 연결하고, 나아가 시뮬레이션까지 가능하게 하는 에이전트를 만들고 있다. 고객사가 선제적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이자 물리적 세계에 가까워진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그는 이를 중요한 분기점으로 본다고 말한다.

그는 동료 김창하 씨에 대한 인상도 전한다. 자신은 시행착오 끝에 문제를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는데, 창하 씨는 처음부터 "이러면 이런 문제가 있지 않아요?"라고 바로 짚어 주는 사람이었다며 "천재"라고 표현한다. 창하 씨 본인은 문제를 푸는 데 약간 집착하는 편이라고 말한다. 문제 하나만 보지 않고 위아래와 양옆을 살피며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 이동하는 방식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한다.

기술 리드: 온톨로지 레이어와 자유도 줄이기

기술 리드 김창하 씨는 기업의 문제를 이해하고 AI를 도입하는 일을 한다. 인포시즈에 들어오는 문제는 대체로 두 종류라고 그는 말한다. 사내에서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거나 단순히 SaaS를 적용해서는 풀리지 않는 문제, 그리고 '팔란티어'라는 키워드를 떠올렸을 때 연상되는 문제들이다. 그래서 고객사마다 문제가 매우 다양하다.

그는 기업 데이터를 정형 데이터와 비정형 데이터로 나눈다. 정형 데이터는 형태가 정해져 있어 기계가 다루기 유리하다. 반면 이메일 같은 메시지나 계약서 등 그 밖의 모든 것은 비정형 데이터이며 다루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보통은 관련 있는 내용을 찾아 모델에 넣어 주는 벡터 RAG 방식으로 개발한다. 인포시즈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문서들이 다루는 개념과 대상을 모두 추출해, 같은 개념을 다루는 여러 문서가 한곳에 모이도록 한다. 이 중간 단계를 인포시즈는 '온톨로지 레이어'라고 부른다.

그는 이를 내비게이션에 비유한다. 내비게이션을 만들 때 건물이 있고 도로가 이렇게 이어져 있다는 식으로 길 찾기에 꼭 필요한 요소만 추출하듯, 복잡한 개념을 단순화하고 추상화하는 것이다. 이 위에서 먼저 길을 찾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답변이 나오기 때문에 훨씬 정확해진다고 그는 설명한다. 또 답이 어떤 경로를 거쳐 나왔는지 보이기 때문에 운영하기도 쉬워진다고 한다. 그는 이것을 인포시즈 방법론의 장점으로 꼽는다.

그는 짧은 기간 몰입했던 중요한 고객사 프로젝트도 소개한다. 절대 틀리면 안 되고 정확도가 100%여야 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는 AI에 자유도를 덜 줄수록 정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유도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실수할 여지가 많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자유도를 줄이는 수단으로 도메인에 특화된 언어, 즉 DSL을 떠올렸다. 빠르게 실험해 보니 성능이 괜찮아서 플랫폼에 반영하고 새로운 방법론으로 적용해 성과를 냈다고 한다.

그는 결국 에이전트 성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데이터 품질이라고 강조한다. 데이터를 잘 정제하려면 업무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 따라서 현업 담당자와 엔지니어가 거의 한 몸처럼 일해야 AI에 잘 전달되는 형태로 정제할 수 있다. 그는 팀에 그런 사람이 많고, FDE 한 명 한 명이 넓고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한다.

FDE의 현장: 시뮬레이션 에이전트와 중간 언어

FDE 신지온 씨는 FDE를 '전방 배치 엔지니어', 즉 고객의 문제를 현장에 직접 들어가 해결하는 엔지니어라고 소개한다. 문제 발굴부터 끝까지 직접 해야 한다. 프로젝트 시작 전에 현업과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하며, 문제를 풀려면 해당 도메인의 어느 정도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흥미롭게 꼽은 사례는 'S4' 고객사와 만든 제품 시뮬레이션 에이전트다. 어떤 제품을 많이 만들고 어떤 제품을 적게 만들지 시뮬레이션하고, 원가도 시뮬레이션하는 에이전트다. 그는 이 에이전트가 영업이익에 도움을 주고, 그것이 주가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LLM으로 에이전트를 만들 때 옳은 답만 만들어 내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LLM이 SQL을 직접 생성하게 하면, 현업의 SQL이 워낙 복잡해서 사람이 이해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인포시즈는 자막상 '오QL'로 들리는 중간 언어를 만들었다. 사람도 이해하기 쉽고 LLM도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만들어, 환각률을 거의 0에 가깝게 낮출 수 있었다고 그는 전한다. 또 자사 솔루션을 기반으로 작업하면 속도가 매우 빨라서, 몇 시간 만에 세팅을 끝내고 바로 고객사에 시연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것이 신뢰를 쌓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시장에서 FDE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대기업은 데이터를 내부에서만 정제해야 하고 외부로 유출할 수 없는 제약이 있다. 그런데 사내 인력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FDE라는 직무를 찾게 되고 이런 기업을 계속 선호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포시즈가 다루는 데이터에는 산업적·국가적으로 중요한 것이 많아 보안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도 덧붙인다.

ML 리드: 규칙 없는 보안 탐지

ML 리드 편명장 씨는 대학원 때부터 AI를 연구했고, 대기업 AI 연구원과 대형 커머스 플랫폼의 추천 시스템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는 대학원에 진학하며 품었던 'AI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포부에 비추어 볼 때 이전 경력에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한다. 아무도 풀지 못한 문제에 도전한다는 인포시즈의 목표가 연구자로서 가슴을 뛰게 했다고 합류 이유를 밝힌다.

그는 인포시즈의 보안 제품이 기존 제품과 패러다임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기존 방식에서는 해커의 기존 공격 패턴이 인터넷에 등록되어 있거나 자체적으로 보유되어 있고, 이를 바탕으로 '이런 행동은 하면 안 된다'는 규칙을 만든다. 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이 발견되면 차단하거나 알람을 보낸다. 반면 인포시즈 제품은 애초에 그런 규칙을 상정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평소 하던 업무에서 크게 벗어나면 자동으로 알람을 띄운다. 이를 다시 추론 모델에 넘겨 위협인지 아닌지 걸러 낸 다음, 보안 분석가에게 전달하는 구조다.

그에 따르면 이 제품으로 시가총액 상위권의 한 반도체 회사에서 기존에 전혀 잡지 못하던 종류의 위협을 탐지하기도 했다. 한순간에 데이터를 대량으로 빼돌리는 공격은 잡기 쉽다. 하지만 어떤 공격은 30일 동안 잠복하며 데이터를 조금씩 밖으로 내보낸다. 이런 공격은 한 시간 분량의 로그로는 알 수 없고, 장기간의 로그를 그래프 형태로 인식해야만 잡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그는 그래프 기반 이상 탐지를 대규모 엔터프라이즈에 적용해 실증한 사례가 자신이 알기로 국내에는 없었으며, 인포시즈가 처음 시도해 굴지의 기업에서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다.

같은 맥락에서 그래프 데이터를 활용한 도면 인식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이 작업은 대부분 사람이 수작업으로 했으며, 수작업으로는 최소 8시간 이상 걸렸다. 인포시즈 제품으로 자동 인식하면 5분 안쪽으로 줄어 실제 작업 효율을 크게 높인다고 한다. 그는 복잡한 도면의 연결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 학계에서도 풀리지 않은 난제였으며, 인포시즈가 거의 처음으로 이를 상용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주장한다. 현재 서울대학교와 공동 연구도 하고 있다.

대만에서 온 연구자의 도면 에이전트

도면 인식 팀에는 대만 출신의 올리버 씨가 있다. 편명장 씨에 따르면 그는 이곳에서 푸는 문제가 정말 어렵고 그만큼 임팩트도 클 것 같아 인포시즈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올리버 씨는 중국어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대만에서 한동안 천문학 연구원으로 일하며 몇 가지 중요한 성과를 국제 학술지에 발표했고, 이후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 석사 과정에 진학했다고 소개한다.

그가 인포시즈에서 맡은 일은 공학 도면의 구조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AI 에이전트 개발이다. 그는 이 문제가 어려운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도면 스크린숏을 ChatGPT에 넣으면 GPT는 도면 위 각 부품 사이의 연결과 배관의 흐름 방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하네스 엔지니어링(harness engineering) 기법으로 AI에 낮은 수준이지만 정밀한 기하 인식 도구를 제공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가장 중요한 성과는 'dataflow'라고 부르는 프로젝트다. 도면 위 부품들의 연결 관계와 흐름 방향을 신뢰도 높은 데이터 기준점으로 변환한다. 이를 통해 AI가 추론할 때 대충 추측하거나 환각을 일으키지 않고 정밀하게 도면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 성과를 대형 에너지 플랜트 고객사 책임자에게 보여 주었고, 책임자가 현재 결과물이 이렇게까지 정밀하다는 데 크게 놀랐다고 전한다.

그는 외국인의 시각에서 한국을 위계가 매우 강한 사회로 이해하기 쉬웠는데, 인포시즈가 그 인상을 완전히 뒤집었다고 말한다. 회사가 구성원 사이의 평등한 협업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다른 구성원도 나이대가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 한 팀으로 일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는데, 대표가 유연해서 그런 구성으로도 잘 일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구성원이 본 대표, 대표가 말하는 신뢰

구성원들은 대표에 대해 여러 인상을 전한다. 안정감을 주는 유형이라는 평가가 있다. "우리가 푸는 이 문제, 너무 재밌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천진하게 계속해서 문제 해결에 진심인 사람이라고 느꼈다는 말도 나온다. 회사가 아무리 어려워도 직원부터 생각하고 월급이 절대 밀리지 않게 했다는 증언도 있다. 또 모르는 분야에 뛰어들고 피버팅하는 데 두려움이 없으며 직원들을 믿어 준다는 평가도 있다.

대표는 회사의 핵심 가치로 신뢰, 창의, 몰입(곧 열정) 세 가지를 든다. 회사도 재무적으로 아주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고 인정한다. 그럼에도 자신이 느끼는 책임감은 신뢰에서 온다고 말한다. 고객에게는 더 좋은 제품을 납품한다는 신뢰, 내부 구성원에게는 회사의 비즈니스가 계속될 것이라는 신뢰를 자신이 먼저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뼛속 깊이 들어와 있다고 설명한다.

레퍼런스가 없는 문제의 어려움

편명장 씨는 국내 B2C 회사에서 머신러닝 엔지니어가 하는 일이 대부분 검색, 광고, 추천 중 하나로 정해져 있다고 말한다. 이런 일은 패턴이 규격화되어 있고 미국 실리콘밸리의 베스트 프랙티스가 존재한다. 반면 인포시즈가 다루는 문제는 전 세계 어디에도 레퍼런스가 없고, 연구 측면에서도 난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B2B 회사라면 솔루션을 설치하고 운영 이슈에 대응하는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B2C보다 훨씬 정렬되지 않은 원시 데이터를 의미론적으로 정합된 형태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는 이것이 B2C에서 겪었던 대규모 문제보다 더 어려웠으며, 기술적으로도 오히려 더 앞서 있다고 평가한다.

구성원들은 회사의 강점도 이야기한다. 도면 인식은 현재 어디에도 없는 영역이라 최전선에서 보고 있고, 그래서 비전 분야에 확실한 강점이 있다고 본다. 비정형 데이터로 온톨로지를 만드는 부분에서는 가장 많은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회사들의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쌓은 경험과 공동 자산이 차별점이 될 것이라는 말도 있다.

물리 설비의 디지털화와 AI 주권

대표는 산업 현장의 물리적 설비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그것이 인포시즈의 도면 인식 기술이라고 말한다. 설비에서 흘러나오는 센서와 공정 데이터가 온톨로지화되어 의미론적으로 연결된다면, 하나의 거대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그는 인포시즈에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고유 기술이 있다고 강조한다.

대표는 팔란티어를 비롯해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한국에 들어오는 상황에서, 선진 기술을 활용하되 한국만의 주권에 해당하는 AI 인프라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기술이 데이터를 유출하는 것이 아니라 방법론 자체를 수출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라고 말한다.

에이전트 수천 개의 시대와 로봇

대표는 기업들이 지금 가장 집중하는 것이 에이전트 구축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기업이 도입한 에이전트는 많아야 10~20개 수준이었다. 앞으로는 에이전트가 수백, 수천 개로 늘어나는 시대가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초 사이에 본격적으로 올 것으로 그는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에이전트가 기업의 거의 모든 업무를 하는 시대가 되고, 에이전트 관리와 정보 전달이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구성원은 돈이 많은 대기업만 에이전트를 쓸 수 있어서는 안 되므로, 온톨로지 구축 과정 자체가 상당 부분 자동화되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대표는 로봇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로봇은 전시회 등에서 화려하게 소개되지만, 실제 생산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는 매우 적다고 그는 지적한다. 현장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와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에이전트와 로봇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기업의 정보와 구조가 제대로 전달되고 활용되고 관리되어야 하며, 그 역할을 맡을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가 그래프와 온톨로지라고 거듭 강조한다.

사람에 대한 믿음과 남은 거리

한 구성원은 AI가 사람의 일을 대체할 수 없으며, 특히 생각하는 사람은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이 더 깊이 고민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일을 덜어 주는 제품을 사람 중심으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 목표에 비추어 보면 지금은 30% 정도 와 있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또 다른 구성원은 AI 개발자가 자칫하면 당장은 자신에게 이득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사회에 해를 끼치기 쉬운 직군이라고 경계한다. 그래서 각자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얼마나 정직한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진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저기까지 가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동료들이라 신뢰가 간다는 것이다.

어려운 문제를 풀다 보니 힘든 시간도 많았다고 구성원들은 인정한다. 그럴 때도 다들 "그냥 해 보지 뭐"라는 태도로, 남극에 가기 위해 장비를 챙겨 출발하는 모험 같은 느낌으로 일한다고 한 구성원은 표현한다.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하는 능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인포시즈의 최대 강점은 사람이라는 말도 나온다. 또 다른 구성원은 어렵다는 것은 아무도 풀지 못했다는 뜻이고, 풀었을 때 산업에 미칠 임팩트가 엄청나다는 반증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오히려 흥미를 느끼고, 만들어 낼 임팩트를 상상하며 더 즐겁게 몰입한다고 한다. 가장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 모은 '보석' 같은 사람들이 저마다 색깔과 문제 해결 방식이 달라서 좋다는 이야기도 이어진다.

대표는 인포시즈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인재상을 '끝없이 도전하는 인재'로 정리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 풀 수 없을 것 같지만 풀어야 할 만한 문제를 함께하려는 사람들이 모였다고 그는 말한다. 이들이 같은 철학과 믿음으로 서로를 신뢰하며 기업의 AI 도입을 돕고, 기업이 효율화될수록 세상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대표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