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생물은 왜 거대해지는가: 온도·산소·먹이·단절된 환경으로 생각해 보기
VAIENCE バイエンス원문 언어 日本語
심해저 가운데 인류가 눈으로 관찰한 면적은 0.001% 미만이라고 한다. 99.999% 이상은 아직 직접 보지 못한 셈이다. 그 심해에는 몸길이가 수 m에 이르는 거대한 오징어와 사람 팔만 한 거대 등각류가 살고 있다. 햇빛이 닿지 않고 먹이도 부족할 심해에서 생물은 왜 커지는 것일까. 영상은 이 물음을 생리적 요인과 환경적 특징 양쪽에서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모든 심해 생물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거대'란 같은 무리 안에서의 비교다
심해 생물을 논하기에 앞서 영상은 먼저 '거대'가 무엇을 뜻하는지 짚는다. 육상의 코끼리만 해도 몸집이 작은 보르네오코끼리부터 당당한 아프리카코끼리까지 크기가 제각각이다. 바다의 고래도 종류에 따라 크기가 달라서, 소형 종부터 30m가 넘는 대왕고래까지 있다. 대왕고래는 아프리카코끼리보다 훨씬 크지만, 아프리카코끼리를 '거대하다'고 부르는 데 어색함은 없다. 즉 중요한 것은 같은 무리 안에서 얼마나 큰가 하는 점이라고 영상은 정리한다.
이 관점에서 심해를 보면, 육상에서는 몇 cm 정도인 공벌레와 가까운 무리가 심해에서는 50cm 가까이 자란다. 이것이 대왕구족충이다. 옆새우 무리도 심해에서는 30cm를 넘기도 한다. 얕은 바다의 오징어는 대부분 수십 cm 정도지만, 심해에는 몸길이 10m가 넘는 오징어가 있으며, 그 대표적인 예인 대왕오징어는 지구에서 가장 큰 축에 드는 무척추동물이다. 이처럼 육상이나 얕은 바다에 사는 같은 계통의 무리와 비교해 심해 생물이 거대해지는 현상이 여러 사례에서 확인되었고, 이를 '심해 거대화'라고 부른다.
열쇠가 되는 온도: 대사 저하와 베르크만의 법칙
영상이 첫 번째 요인으로 꼽는 것은 온도다. 수심 1000m가 넘는 심해의 수온은 연중 2~4℃로 거의 변하지 않는다. 이런 저온 환경에서는 생물의 대사가 크게 떨어져 에너지 소비가 줄어든다. 동시에 성장은 느려지지만 수명은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 천천히 자라고 오래 살기 때문에 몸이 시간을 들여 크게 자라기 쉬워진다는 것이 영상의 설명이다.
추운 환경에서 몸이 커지는 경향은 육상 동물에서도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베르크만의 법칙이라 불리는 것으로, 부피 대비 표면적의 비율을 줄여 체온 유지를 효율화한다는 적응 가설이다. 열대의 말레이곰과 한랭 지역의 북극곰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그렇다면 심해에도 이 법칙이 들어맞을까. 영상에 따르면 2000년대 초, 베르크만의 법칙과 심해 거대화는 별개의 현상이 아니라 둘 다 온도 저하에 따른 같은 메커니즘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갑각류를 중심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심해 거대화의 주된 요인은 수압이 아니라 온도라는 가설이 제기되었다. 저온으로 인해 세포 크기가 커지고 수명이 늘어나며, 그 결과 몸도 커진다는 생각이다.
산소: 중요하지만 단독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요인
심해 환경의 또 다른 요소로 영상은 산소를 든다. 일반적으로 차가운 물은 따뜻한 물보다 더 많은 산소를 녹일 수 있다. 게다가 저온으로 대사가 떨어지면 생물에게 필요한 산소량도 적어진다. 이 때문에 일부 심해 환경에서는 큰 몸을 유지하기 쉬운 조건이 갖춰진다고 여겨진다.
실제로 심해 고둥을 대상으로 물속 산소량과 몸 크기의 관계가 조사되었으며, 산소 공급량이 몸 크기의 상한을 결정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고 한다. 다만 심해에는 산소가 부족한 구역도 존재하므로 거대화를 산소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영상은 그래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고 자리매김한다.
먹이 부족: 한 번에 먹고 오래 버티는 전략
여기까지가 저온 환경에 따른 생리적 영향이고, 영상은 이어서 환경 그 자체로 시선을 옮긴다. 심해의 큰 특징은 먹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심해에서는 광합성이 일어나지 않아 많은 동물이 위층에서 가라앉아 오는 유기물에 의존한다. 사체나 배설물 등이 천천히 내려 쌓이는 '마린 스노'이지만, 그 양은 한정되어 있어 늘 먹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환경에서 유리한 것이 한 번에 먹고 오래 버티는 전략이다. 몸집이 큰 생물은 많은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고,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면 오랜 기아에도 견딜 수 있다. 대왕구족충이 그 전형으로, 거대한 위에 먹이를 담아 두고 영양을 저장하면서 대사를 극단적으로 낮춰 몇 년 동안 먹지 않고도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바 수족관에서 사육되던 대왕구족충, 통칭 '1호'는 2014년 죽은 것이 확인되기까지 5년 넘게 단식을 이어갔다. 영상은 심해에서의 거대화가 먹지 못하는 시간을 견뎌 내기 위한 진화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섬처럼 단절된 서식 환경
나아가 영상은 심해의 서식 환경이 흩어져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심해는 광대하지만 생물이 모이기 쉬운 곳은 가라앉은 유기물 주변 등으로 한정되어 있어, 서식 환경은 점처럼 존재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해저는 실제로는 섬처럼 단절된 세계라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서둘러 자라 빨리 번식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오랜 시간에 걸쳐 계속 성장할 여지가 생긴다. 한편 자원이 집중된 곳에서는 치열한 경쟁도 벌어진다. 예를 들어 고래 사체가 가라앉은 곳에는 많은 생물이 모여 일시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일어난다. 영상은 심해의 경쟁이 바다 전체에서 균일하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장소에서 독립적으로 벌어지는 국지적인 싸움이라고 설명한다.
모든 심해 생물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
저온, 산소, 먹이 부족, 단절된 환경. 이것들의 조합으로 심해 거대화를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영상은 모든 심해 생물이 커지는 것은 아니며 작은 채로 남는 생물도 많다고 단서를 단다.
그 예로 소개되는 것이 2005년의 연구다. 연구자들은 먹이를 매단 카메라를 심해에 설치해 모여드는 심해어를 조사했다. 관측은 수심 수백 m에서 수천 m에 이르는 넓은 범위에서 이루어졌고, 서로 다른 생태 전략을 지닌 물고기의 몸 크기가 비교되었다. 그 결과 사체를 먹는 스캐빈저형 물고기는 수심이 깊어질수록 몸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그런 자원에 의존하지 않는 물고기는 거꾸로 깊어질수록 작아지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연구자들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심해를 생각할 때는 생리적 요인뿐 아니라 먹이 분포의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영상은 이를 받아, 심해 거대화는 단순한 법칙이 아니라 생물마다 다른 생존 전략에 의해 만들어지는 현상이라고 정리한다.
'노리고 찾아내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심해 조사
마지막으로 영상은 심해 탐사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며 심해의 대부분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최근 사례로, 일본 연구팀이 먹이를 매단 카메라를 이용해 수심 2000m가 넘는 심해에서 대형 어류 요코즈나이와시를 발견한 일을 소개한다. 몸길이가 2m를 넘는 이 물고기는 일반적으로 40cm 정도인 세키토리이와시 무리로, 가장 큰 축에 드는 경골어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이 연구에서는 미리 환경 DNA 분석으로 서식 범위를 추정한 뒤 관측 지점을 좁혀, 효율적으로 개체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영상은 지금까지 우연에 기대는 부분이 컸던 심해 조사가 노리고 찾아내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 주는 발견이라고 평가하며, 이 방법이 미지의 심해 생물 발견을 더욱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거대 생물은 서막에 지나지 않으며, 어두운 심해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거대한 생물이 숨어 있을 것이라는 것이 영상의 마무리다.
글을 찾을 수 없습니다.
글 게시일
